은행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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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명자꽃과 다녀와서
텃밭에 명자꽃과 다녀와서 시린 바람 부는 시월에 이른 한파가 닥친 회원골 산중 뙈기텃밭에는 휘영청 달이 뜨고 새벽에 서리 내리면 배추도 깻잎도 얼겠네 일요일 장사는 쉬고 명자꽃과 끌차를 끌고가서 은행나무숲 은행알 줍고 약숫물 받아 왔다 개구쟁이 어미는 가고 용케 새끼 한마리 살아 밥을 챙겨 먹는구나 블로그 방문 통계를 보니 박형규 목사 출판기념회가 눈에 띄는 주일이네 우리시대 종교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하는구나 해당화 시인에게는 시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쉼없이 쓰고 책 대신 SNS에 올린다 찬바람 불어도 산중 공기가 참 맑더라
2021.10.17 -
약수터 은행나무 숲속에서
약수터 은행나무 숲속에서 회원골 은행나무 위에는 까치가 둥지를 틀고 무학산 둘레길 약수터에는 작은 계곡가에 은행알들 수북하구나 폐질환 혈액순환에 좋다 해서 약술을 담궈 한두잔 마시곤 했지 무학농장 가는 길에는 샛노란 탱자알들이 떨어져 한움큼 주워 왔더랬고 산중텃밭 가꾸며 개구쟁이 길냥이 밥주고 계곡에 손담그면 도롱뇽 알도 보이던 기억이 새록새록하여라 이제 개발제한구역마저 부동산 투기판이 돼 버려 임야를 사서 나무숲들 싹 밀어버리고 농장을 만드는 사람들 행여 몇 년 후면 사라질 풍경이 될까 봐 내 카메라에 담아두어라
2021.10.13 -
가을이 오는 거리에 서서
가을이 오는 거리에 서서 처서도 지난 구월 초하루 바닷바람에 은행알 거리에 떨어져 있구나 이맘때면 벌초하러 옥계 고향에 가곤 했는데 지금은 선산도 없어라 코로나 탓에 장삿일도 바닥을 치건만 올 추석은 건너뛸 판 불평등의 골은 날로 깊어만 가는구나 인생의 가을을 말하기에는 노동자 서민 빈민의 삶이 아름답지 않아라 일하는 사람들이 활짝 웃는 세상은 언제쯤 찾아올 것인가 썰렁한 거리의 상가를 지나는 내 마음도 편치 못한 가을맞이여라
2021.09.01 -
겨울 은행나무에게 눈길주며
겨울 은행나무에게 눈길주며 겨울 산길에 가서 보라 빈 가지만 남긴 채 까치집만 덩그러니 이고 서 있는 저 은행나무 한때는 노란잎들 달고 은행알 줍는 이들 찾아오기도 하였건만 잎도 열매도 다 떨군 지금은 쓸쓸히 찬바람 속에 버티는가 차라리 저렇게 비우고 살면 어떨까 소비가 미..
2019.12.28 -
세월은 가도 시는 남는 것
세월은 가도 시는 남는 것 벌써 은행알 떨어졌네 불종거리 가로수 은행나무는 아직 푸른데 계절은 참 빠르구나 올 추석 맞기 전에 못 다한 일 남았건만 가을비는 부슬부슬 이내 가슴에 내리는가 해당화의 시가 끝나지 않는 노래이듯이 오랜 기다림도 풀리지 않은 한도 어찌 기약이 없는..
2018.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