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동 거리(8)
-
고난의 십자가 소녀상 앞에서
고난의 십자가 소녀상 앞에서 십자가는 교회에만 있지 않다 저 소녀상 어깨 위에도 시대의 아픔이 얹혀 있다 조선의 누이 한이 서려 있다 누가 역사를 지우려 하는가 누가 여성인권을 짓밟는가 일제 전범에 면죄부를 준 굴욕외교와 다를 바 무엇인가 봄비 내리던 오동동 밤거리 인권자주평화 다짐비 평화의 소녀상을 마주하며 송구스러워 절 올리노라 일본군 '위안부'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 바로 역사관 건립이 아니던가 누가 숨기고 덮으려 하는가 안될까 봐 걱정이고 눈물난다는 건립추진위의 그 심정이 고난의 십자가를 따르는 이들 그날의 비통한 마음 아니랴
2023.04.06 -
코로나 블루 불종거리에서
코로나 블루 불종거리에서 코로나 재앙 2년 동안 빚만 쌓여간다는 자영업자 한숨소리가 훅 끼쳐오는 듯한 마산의 불종거리에 가니 거리두기 풀렸다지만 체감경기는 쉬 회복되지 않구나 그래도 살아야겠기에 점포문을 열고 전을 펴는 상인들 단골 술집 식당 노래방 말고는 한산하더라 아는 얼굴들 만나 인사나누는 반가움에 오동동 거리가 작은 위로가 되지만 손실보상 방역지원금도 늑장인 정부 탓에 더 고단해진 장삿일 웃음소리마저 사라진 전통시장 풍경 오늘따라 씁쓸하여라
2022.04.05 -
저물 무렵 오동동 거리에서
저물 무렵 오동동 거리에서 어제는 밤새 비가 내렸고 오늘은 초여름 더위 불종거리에 저녁노을이 지면 오동동엔 불이 켜지고 명자꽃도 길거리장사 천막을 치고 전을 펼치네 중심상가도 빈 점포들 눈에 띄는 힘겨운 시절 코로나가 끝나면 나아질까 자영업자 650만 시대 영세사업자 얼마나 많은가 다니던 직장 관두고 회사에서 짤리고 사업했다가 실패하고 팔 걷어부친 채 장삿일에 뛰어든 아픈 사연들 누구에겐들 없으랴만 체감경기는 썰렁한 편이네 길거리문화 버스킹 군고구마 군밤 먹거리가 노래방 술집 가득한 밤거리에 눈길을 끌어라 문화광장 소녀상 행사라도 계속 열리면 찾는 발걸음 많아지려나 요즘 같아서야 재난지원금이라도 풀려야 장사가 돌아가지 점포세 재료값 인건비 공과금까지 맞출 걱정에 잠 못 이룰 사람들 타는 심정 뉘라서 알랴
2021.06.04 -
코로나도 때가 되면 지나가련만
코로나도 때가 되면 지나가련만 어젯밤은 입춘한파 매섭더라 마산이 영하 6도까지 내려가고 바람도 세찼던 오동동 거리에서 명자꽃과 새벽이 되도록 길거리 장사를 했구나 저 코로나 전염병 탓이런가 오가는 이들도 드물고 노랫소리도 끊긴 중심상가 상인들 심정이란 농작물 갈아엎는 ..
2020.02.06 -
초승달에 부치는 내 마음
초승달에 부치는 내 마음 가끔 밤하늘을 보자 옛 마산형무소 터에서 오동동 거리로 조각배가 떠 가듯 내 마음도 실어 초승달은 흐르고 가을밤은 깊어가는가 국화꽃도 은행잎도 한창 물들 무렵 설악 지리엔 첫눈이 내려 쌓였다지 시인의 집 살림은 좀체 나아지질 않는데 빚독촉만 오는구..
2018.11.02 -
주말을 주말답게 쉬고 싶어도
주말을 주말답게 쉬고 싶어도 명자꽃과 함께 어시장 새벽난장에 갔다가 양배추 말린땡초 상추를 사고 오동서1길 시인의 집에 들어와 다시 자려는데 올여름 폭염 탓에 물가가 3배나 뛰었더라 고등어도 못 사고 오후에 늦게 일어나 밥상을 차리니 산중 텃밭 찬거리보다 푸짐하질 못하네 낮..
2018.08.18 -
저 군고구마에도 내 삶의 흔적이
저 군고구마에도 내 삶의 흔적이 추억의 먹거리 황토군고구마 달디 단 호박고구마를 오동동 거리에서 맛보아라 내 고향 옥계 산비탈에도 합천 쌍백 명자꽃네 뒷산에도 심궈져 있던 구황작물이 어쩐지 반가워 인증샷 한컷 올려보고 싶어졌네 짧았던 젊은 교사시절 완도 신지도 섬마을 황..
2015.12.18 -
바람부는 오동동 거리에서
바람부는 오동동 거리에서 가을 거리엔 바람이 불고 산에는 단풍이 든다 바닷가엔 연인들 가족들이 나들이 가는 휴일 개천절날이다 내 맘 같아선 청학동 삼성궁 개천대제 팽목항 기다림버스 인천 평화콘서트 그곳으로 가고 싶건만 창동 오동동 시내 내 사랑과 함께 있다 오동잎이 지는 ..
201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