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주말답게 쉬고 싶어도

2018. 8. 18. 20:388부· 작은 것에도 눈길을




주말을 주말답게 쉬고 싶어도



명자꽃과 함께 어시장

새벽난장에 갔다가

양배추 말린땡초 상추를

사고 오동서1길

시인의 집에 들어와

다시 자려는데

올여름 폭염 탓에

물가가 3배나 뛰었더라

고등어도 못 사고

오후에 늦게 일어나

밥상을 차리니

산중 텃밭 찬거리보다

푸짐하질 못하네

낮과 밤이 뒤바뀐 장삿일

어제 오늘이 아니건만

늘 고단한 몸이네

하긴 일하다 다치고

죽어가는 이들

일터마다 얼마나 많은가

생각하노라면

민중의 삶은 팍팍하고

서럽기까지 하지

페이스북을 열어 보니

누구는 지리산 가고

누구는 쌍용차 집회 가고

누구는 오장군의 발톱

영화보러 가고

오라는 춤공연장에도

못 간 시인의 주말

앵지밭골 약수터 갔다가

오동동 거리에 왔다

반달이 뜬 저녁 무렵에

오늘 하루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