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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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에 곰국을 챙겨 먹고
새벽녘에 곰국을 챙겨 먹고 참 오래 전의 일이구나 낮과 밤이 뒤바뀐 글감옥 웹 작업을 할 때 학비노조 한 사람 시인이 하얀 밤 지새우며 끼니 거르는 줄 알고 곰국 찬거리를 챙겨주던 기억이 나네 오늘은 당신이 차려 준 소뼈 고아낸 곰국을 새벽녘에 먹고 컴 앞에 앉았어라 어디 밥 한끼뿐이랴 시도 거르지 않고 쓰야 내 할일을 하는 거지 외식 물가 무서운 요즘 집밥 한끼가 새삼 소중스러워져라
2024.01.06 -
텃밭 갈아엎고 씨앗 뿌리고
텃밭 갈아엎고 씨앗 뿌리고 폭우 그친 뒤 산텃밭에서 잡초 무성한 땅을 명자꽃이 갈아엎는다 곡갱이 낫 호미 흙묻은 연장을 꺼내 묵은 뙈기텃밭을 골라서 씨앗을 뿌린다 상추 배추라도 심궈놓고 찬거리로 밥상에 올릴 요량이다 흙손으로 일한 원초적 노동을 잊은 사람들 많건만 우리농..
2018.09.02 -
올해의 계획을 마무리하려면
올해의 계획을 마무리하려면 기다린다는 것 시간과의 싸움이다 조금만 더 버텨야만 하기에 13번째 시집 제작을 내 고향 마산 작은 출판사에 의뢰했다 1부 유랑 2부 새벽달 3부 순례를 편집하라 했다 4부 관계는 계속 쓰는 중이다 180편이 좀 넘겠다 아직 제목도 정하지 않았건만 미룰 수 없..
2013.09.25 -
길가에 남몰래 피는 꽃처럼
길가에 남몰래 피는 꽃처럼 문상갔다가 마신 술에 몸이 축 처져서 누웠다 일어났더니 새벽녘 초승달이 방긋 하얀 사과꽃도 잠에서 깨어 웃는가 시인보고 몸살림하라 뭐라 캐든 사람 지금은 멀리 있구나 남은 짐 마저 버리고 홀가분히 떠나갈 거처는 이제 어디랴 세상을 바꾸자던 꿈은 봄..
2012.04.17 -
품어야 할 희망은 있다 없다?
품어야 할 희망은 있다 없다? 소금꽃나무는 냉방에서 열사들을 생각하며 한겨울도 버텼다는데 시인은 추위를 탄다 지난 겨울은 참 혼났지 전기장판도 없이 찬 방에 누워 자다가 그만 독감에 걸렸고 라면은 잘 먹지 않건만 따신 국물이 간절해 새벽녘에 끓여서 떨리는 몸을 덥혔다..
2011.12.16 -
이돈명 인권변호사의 별세를 애도합니다!
한국 민주화운동의 산 역사인 이돈명 인권변호사가 별세했다는 비보를 접하고... 새벽녘 컴퓨터 앞에 앉은 내 마음은 한없이 슬프고 우울하다... 한겨레신문 톱기사로 떴는데 그는 이소선여사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질 않은가 말이다...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 일신의 고초를 마다않고 민주화인사들..
2011.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