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풍경(9)
-
마산이 와 이리 됐노 탄식마시라
마산이 와 이리 됐노 탄식마시라 7대도시 마산 부활을 꿈꾸며 창동에서 열린 NGO포럼 얼마만인가 반갑다 무학산 임항선 합포만을 잇는 항구도시 매립과 개발이 되풀이되는 구도심과 신도시 최악의 경기침체 탓에 발전이란 말 자체가 가슴에 와 닿지를 않았지만 민주당 합포구위원회 이옥선 위원장 그 열정이 대견스러워라 교수도 변호사도 문화예술인도 언론인도 뜻있는 시민들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였던 우리 고장 살릴 정책 방청객 질문이 뜨거웠네 이제는 개발 위주보다 기후위기에 대응한 재생에너지 활성화로 환경도시를 만들자는 말이 솔깃하게 와 닿더라 파헤쳐지는 산들 핵 오염수가 흐르는 바다 쓰레기 넘치는 도심 살풍경이 사라지지 않고 추억은 많은데 너무 쓸쓸하단 마산을 어찌 살릴까 지방분권도 주민자치도 말만 말고 실천하라 직접..
2023.11.22 -
부산항은 불바다를 원치 않는다
부산항은 불바다를 원치 않는다 핵폭풍 몰고오는 미 항공모함 각설이처럼 죽지 않고 또 다시 부산항에 왔는가 지구가 깨질 무서운 재앙이 눈앞에 선해지건만 마지막 냉전의 섬 한반도에 전쟁이 터지는 그날 행여라도 첫 타격이 가해지면 상처입은 밤하늘이 새벽이 되면 회복될까 우린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돌아오지 못한 숱한 병사들 아득한 시간에서 날아와 울부짖는 작은 새를 슬픔에 겨워 바라볼까 너무도 위험한 수역에 들어온 첨단무기 전략자산들 돌이킬 수 없다면 이 땅에 남겨진 우리들 모두 핵참화를 피할 수 있을까 미사일 섬광만이 번쩍이는 밤하늘을 보며 무슨 생각들을 할까 영화 국제시장처럼 피난처가 어디에 남아 있을까 공포에 떠는 살풍경은 세월이 가도 잊지 못하리 갈매기들 슬피 우는 부산항에 파도여 휘몰..
2023.10.22 -
장애인에게 5분간을 막지 마라
장애인에게 5분간을 막지 마라 새해 벽두 산도 바다도 아닌 지하철에서 SOS 신호가 살려달라고 다급하게 들려오네 비장애인만 권리가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울부짖는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고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기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건만 법원판결 단 5분 지하철 시위도 허용되지 않는 불평등 세상 서울시도 교통공사도 경찰도 약자와의 동행을 팽개쳤다 소리치지 않으면 죽는 상황에서 구조의 손길조차 없다 무려 22년째 시민의 권리를 휠체어 탄 채 외쳤어도 듣는 이도 없이 메아리도 없이 출근길 시위는 계속되는가 예산도 삭감 0.8%만 통과됐다니 해결의지가 안보인다는 것 이토록 무시하고 탄압한다고 지하철행동이 중단될까 누구든 장애를 당할지 모르는 불안한 사회를 살면서..
2023.01.03 -
어린 청어들의 죽음 앞에서
어린 청어들의 죽음 앞에서 가을비 내리는 마산 앞바다 어린 청어들의 죽음을 마주하는 슬픔에 젖는다 등푸른 물고기들이 구산면 일대까지 떠올랐다니 바다의 재앙이 아니랴 온난화든 오폐수든 폐기든 불안한 징조이구나 해류에 떠밀려 온 살풍경 잘피가 살고 숭어가 돌아와 철인삼종 경기까지 펼친 합포만 푸른 바다가 수변공원 시민쉼터 바닷길이 싱싱한 해산물 어시장이 기후위기를 겪는 건 아닐까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 태풍처럼 대비해야 할까 후두둑 빗소리에 깨어 일어나 바라보는 고향바다 아프다
2022.10.04 -
쓰레기가 우리를 병들게 한다
쓰레기가 우리를 병들게 한다 재활용 배출일이 아니어도 집집마다 거리마다 생활쓰레기 플라스틱 각종 폐기물 음식물까지 실종된 시민의식 탓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구나 우리가 피우는 담배 하나 필터에도 아주 작은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니 참 놀라운 일이지 썩지도 않는 비닐봉지처럼 얼마나 위험스러운가 일반쓰레기 중 재활용은 40%가 안된다 그러고 플라스틱 알갱이는 물고기에도 가축에도 우리 몸 속에도 차곡차곡 쌓여간다는건만 종량제봉투에도 안담긴 채 오늘도 아무데나 버린 일회용 컵 포장 용기들이 골목길 도로가에도 낙엽처럼 나뒹구는 살풍경을 멈춰야 하리 바꿔야 하리
2022.08.08 -
빛이 없는 성탄은 성탄이 아니지요
빛이 없는 성탄은 성탄이 아니지요 성탄전야 아기 예수에게 구유경배를 올리며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한 뜻을 내 가슴에 새겼어라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그 말씀이 이루어지기를 기도드린 성탄 대축일 미사에서 난 기쁜 마음으로 이날을 맞이할 수 없었네 오늘 지구촌도 대한민국도..
2015.12.25 -
저 풀꽃 하나도 더불어삶이다
저 풀꽃 하나도 더불어삶이다 비내리는 텃밭에 피어난 하이얀 취나물꽃을 내 카메라에 담았어라 작은 생명의 풀꽃 하나 저리도 곱건만 우리 사는 이 세상은 살풍경 천지이구나 낡은 고리원전 1호기가 터지면 고성까지 위태롭단 기사를 보니 새삼 삶터가 걱정이더라 창원은 방사능으로 ..
2014.10.13 -
뚫린 방역망 뚫린 가슴
뚫린 방역망 뚫린 가슴 지켜주지 못한 게 어디 소 돼지뿐이랴 공들여 키운 농민들의 마음도 산산이 부서진 슬픈 땅이여 인간들의 탐욕이 소를 돼지를 좁은 우리에 가둬 항생제 잔뜩 섞인 사료를 먹여 대량사육한 탓에 벌을 받는 게야 무차별 살륙이 온누리를 휩쓰는 아픔이여 미국쇠고기 수입에 환장..
2011.01.17 -
낙엽지는 거리에서
낙엽지는 거리에서 떨어지는 것은 스산한 거리 가로등 불빛 아래 단풍잎만이 아니다 겨울로 접어들어 더욱 추운 이웃들의 나날도 바람에 날려라 얼마나 더 고통받아야 미친 강부자정권이 정신차릴까 멀쩡하던 사업주가 어느 날 갑자기 날품을 파는 삶이 어찌 한둘이랴 뉴스 켜기가 두려운 겨울공화..
2008.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