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25)
-
세 모녀는 왜 세상을 뜨야 했을까
세 모녀는 왜 세상을 뜨야 했을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잊혀져 가는 야만의 시대 송파 세 모녀 10주기 엊그제도 30대 부모가 자녀들과 극단 선택을 했다는 슬픈 소식이 아프게 들려라 취약계층 1조원 예산조차도 쓰지 않은 윤석열 정부 복지란 생색내기였단 말인가 키우지 못할 헬조선이라면 "애라도 안낳아야 살 수 있다"는 말이 참담하구나 내 사는 동네 이웃조차 모르게 사각지대에 놓인 빈민들 절망의 날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정치란 무엇이런가 더이상의 억울한 죽음들 비극은 멈추고 끝나야 하리라
2024.03.14 -
좋았던 순간들은 낙엽처럼 떠나는가
좋았던 순간들은 낙엽처럼 떠나는가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온갖 식구와 온갖 친구와 온갖 적들과 함께 적들의 적들과 함께 무한한 연습과 함께 가자고 김수영 시인은 노래하였건만 오늘 아침 슬픈 부고가 페이스북을 타고 전해왔다 우리 건강한 몸으로 아픈 마음들을 보듬으며 들꽃처럼 강인하게 살아가자는 박노해의 걷는 독서가 내 가슴을 울린다 평소 찾아보지 못한 벗들 오래 병고에 시달렸다는데 뒤늦게 소식을 접하니 일상의 회한이 밀려온다 녹색시민 민주시민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다 어제는 뉴스를 접하니 단칸방에서 쓸쓸히 숨져 간 고독사 어르신 아프더라 돌봄도 없는 사람들 얼마인가 사각지대 비극이 끝나는 날은 언제쯤일까 은행잎 노랗게 물드는 마산에서 일찍 떠난 두 사람 영전에 하얀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이제 ..
2023.11.23 -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소백산에 첫눈이 내린 입동 담쟁이도 겨울을 대비하건만 갈 곳 잃은 노숙자들 간밤엔 무사히 잤을까 사각지대 사람들 많아라 시인에게 불현듯 떠오르는 노숙농성의 추억들 가장 가슴아팠던 기억은 청와대 분수광장 앞 이경진 누님 단식농성장이다 밤새 함박눈은 쏟아지는데 이석기의원 석방 피켓을 이불삼아 덮고 자며 굴하지 않고 버티며 싸우던 그날의 아픈 풍경이어라 우리 서민들은 이맘때쯤 김장 준비하랴 바쁘고 자식들 옷 챙기련만 저 공안탄압에 희생양이 된 양심수들이 갇혀 있다 올겨울은 없는 살림들에게 겨울나기 참 힘겹겠다 자비와 사랑이 아쉬운 때여라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을 잊지 말 일이다
2023.11.08 -
가난을 증명하라는 슬픈 땅에서
가난을 증명하라는 슬픈 나라 추석 명절이 가까와 오면 정치인은 시장으로 사회단체는 소외계층으로 바삐 달려간다지만 어제도 오늘도 홀로 숨져 간 사각지대 이웃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남긴 한 여성의 쪽지 "남는 밥이랑 김치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 유서인 양 쓴 사연 하나가 우리를 아프게 한다 종교의 자비와 사랑도 찾아가는 복지도 가 닿지 못한 죽음 앞에서 함께 사는 세상은 이리도 멀기만 한가 가난한 이에게 베푼 일이 하느님을 섬긴 것이란 그 말 뜻이 새삼 떠오른다 민생은 어디 있는가 언론도 비껴가는 저 낮은 곳 닫혀진 문을 두들겨라 한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
2023.09.18 -
석달간 아무도 몰랐던 죽음 앞에서
석달간 아무도 몰랐던 죽음 앞에서 옆집에 사람이 죽어도 모른다 비정한 도시의 민낯 다세대주택 반지하에서 일용직을 전전하던 50대가 홀로 쓸쓸히 숨져갔지만 석달이 되도록 아무도 몰랐다 복지 사각지대 참담하다 주민자치위도 복지패밀리도 복지등기도 부질없었다 각자도생의 생존법 더불어삶의 길은 아직 멀었다 왜 아무도 몰랐을까 왜 아무도 찾지 않았을까 전기료 체납 위기가구였건만 복지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다 건물 수리공이 신고하지 않았다면 영영 잊혀진 죽음이 되었을 터 도시재생 행복마을 만들기도 위험에 처한 한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 아프고 슬픈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 불평등 사회를 사람사는 세상으로 바꾸는 그날에 가서야 고독사도 사라질까 언론 기사를 접하는 순간 내 마음 한켠이 무너져 내렸다
2023.06.09 -
도시빈민을 더이상 죽이지 말라
도시빈민을 더이상 죽이지 말라 도시의 그늘 비극은 계속된다 오늘은 서울 신촌에서 허울뿐인 복지 사각지대 발굴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쌀 2인분 믹스커피가 전부였던 원룸에선 세금고지서만 쌓여 우리를 울리는구나 뒷북치는 위기가구 대책마저 소용없이 죽어간 어머니와 딸의 비보를 접하고 국가의 존재이유를 묻는다 도시빈민 가난한 사람들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 억울한 죽음은 되풀이된다 송파 세 모녀랑 수원 세 모녀랑 슬픈 소식이 엊그제인데 또다시 뉴스 자막에 흐르는 서대문구 모녀의 죽음 내일은 어디에서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날 일가족이 생길지 몰라 생계마저 단속받는 노점상들 빚내서 버티는 소상공인들 병들고 돌봐줄 이 없는 노인들 돌봄도 버림받는 장애인들 일자리잃은 청년들 노동자들 벼랑 끝에 선 삶들을 더이상 방치하..
2022.11.25 -
더불어삶을 위하여
더불어삶을 위하여 겨울나기 힘든 것은 없는 살림들뿐 아니다 저 산중 길냥이도 도시의 길냥이도 얼어죽고 굶어죽고 아파 죽지 않기 위하여 몸부림을 친다 누군가 먹이를 줘야 공존할 수 있거늘 무심한 사람들 물 한컵도 인색하다 거리를 떠도는 이들도 급식소가 없다면 코로나시대를 어찌 넘기겠는가 복지가 살피지 못하는 사각지대 여전하다 오늘 또 홈리스가 오늘 또 길냥이가 우리 곁에서 사라져도 슬퍼할 마음 하나 공동체만큼 귀해졌다 살아 남거라 손길 내미는 이웃들 캣맘들 덕분에 함께 겨울을 난다
2022.01.22 -
장맛비 내리는 텃밭가에서
장맛비 내리는 텃밭가에서 회원골 작은 텃밭에 장맛비는 내리고 상추 물 안줘도 되겠다 7월 내내 온다는데 명자꽃 길거리 장삿일 공치게 생겠네 서울에선 폭우 속에서 원천봉쇄를 뚫고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참을 수 없는 아우성으로 노동자 대회를 성사시켰다는 소식 코로나는 끝없고 불평등 세상은 갈등의 골 깊어가네 재난지원금이라도 어서 풀려야 나아질까 사각지대에서 한숨짓는 사람들 올여름 어찌 버틸까 노동자 민중의 분노는 쌓여만 가는데 보수양당 정치 아래 희망이 희미하네 장맛비 쏟아지는 밤 저 산중 뙈기텃밭 하나 개구쟁이 챙기는 일 소소한 즐거움이런가 비바람 속에 푸른숲이 술렁이네
2021.07.04 -
노점상 차별의 벽을 넘자
노점상 차별의 벽을 넘자 노태우정권 88올림픽때 노점 탄압에 맞섰던 그날 6.13 전국노점상 대회 정신계승을 위한 노점상들의 투쟁주간 함안 가야5일장에서도 진보당 시민단체와 함께 영남권대회가 열렸다 길거리장사에 나설 수밖에 없는 힘겨운 이웃들 노점은 생존권이었거늘 지금도 단속 탄압이 그칠 줄 모르는 슬픈 땅 사업자등록을 않으면 재난지원금도 없는 사각지대 사람들 얼마랴 왜 정부의 노점관리대책 노점실명제 반대인지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독재정권 물러가고 민주정부 들어섰어도 갈 곳 없는 철거민에게 상인주체인 노점상에게 지자체의 생존권 탄압은 도시미관 정비 개발명분을 밀어붙이며 상생의 길을 외면한다 추억의 먹거리 상품 길거리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 된 노점상을 보호할 조례제정을 하라 민주노련 전노련 깃발 아래 뭉..
2021.06.11 -
희망을 선물받고 싶은 아이들
희망을 선물받고 싶은 아이들 어린이날이 더 슬픈 사각지대 아이들 받고 싶은 선물은 무얼까 어떤 부모는 주식을 어떤 부모는 부동산을 자식에게 준다지만 흙수저로 태어나 차별받고 설움받는 내 주위 아동들은 없는가 한번쯤 돌아보아라 지금도 찾지 못한 실종아동 개구리소년들 애타는 부모심정을 뉘라서 알아줄까 늘 마시는 커피 한잔에 남미 커피농장 소년들의 눈물이 스며 있거늘 오늘 우리가 새겨야 할 가치를 고민할 때 야외로 놀러가고 싶어도 돌봄조차 받지 못하는 맞벌이 결손가정 끼니를 거르는 그늘진 곳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해 줄 그런 날이 그리워라
2021.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