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병(12)
-
그 겨울의 시는 내게 무엇이었나
그 겨울의 시는 내게 무엇이었나 그 겨울의 시는 고행이었네 흰눈쌓인 철조망 산천 난 분단병을 앓고 있었지 창비 씨알의 소리 민족문학을 찾아 읽었던 젊은 문학도였더랬지 갈색잎 덮인 전방 진지에서 초병을 서야 했던 식민지 군대가 싫었지 그렇게 한 편의 시를 쓰고 헌병대로 남한산성으로 창살 속에 갇혔지 민주화와 통일을 노래한 게 과연 무슨 죄였던가 긴급조치 9호 반공법 악법도 내 가슴에 솟구쳐 오르던 남북통일 열망을 강제로 끌 수 없었지 부마항쟁 광주항쟁을 거쳐 6월항쟁 7,8월 노동자대투쟁 조국통일운동 그날까지 죽 이어져 타올랐지 교단에서 해직되었지만 난 민중시인으로 끝내 살아 못 다한 겨레사랑을 못다 이룬 투쟁의 길을 눈보라 헤쳐가듯 오늘도 전쟁을 치르는 거지 그 겨울의 시는 앞서 눈길을 걸어간 이들 고행..
2023.12.27 -
그들은 분단병의 희생양이었다
그들은 분단병의 희생양이었다 이 또한 억울한 죽음 아니랴 실미도 영화처럼 그들은 범죄자들이 아니었다 돈벌려고 입대했다 청와대로 행하던 71년 그해 자폭 이후 살아남은 4명 부대원 군의 월남전 파병 회유로 대법원 상고 포기 사형 판결로 집행된 지 51년 세월이 흘러 고 임성빈씨 여동생이 나서 대법원 상소권 회복 신청을 하였다는 소식에 오빠의 한이 풀어질까 그날 묻혔던 진실이 이제 만천하에 드러날까 그 재판을 주목한다 진실화해위가 찾지도 못한 아픈 흔적들 얼마나 많고 많은가 정전 70년 오늘까지도 우린 분단병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채 꽃피지 못한 젊은이들 실미도 북파부대원 영전에 꽃 한송이 바치노라
2023.09.09 -
불행한 역사는 되풀이되는가
불행한 역사는 되풀이되는가 우린 돌아갈 수 없다 폭정의 시절로 분단병으로 고통받았던 억울한 사람들 국가보안법에 묶여 예수처럼 희생양이 된 시대의 양심수들 악몽은 끝나야 한다 누가 다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명박근혜 독재정권의 망령을 무덤에서 불러들이나 새해 벽두 여론몰이 간첩조작 압수수색 시나리오들 낡은 공안통치 보복정치는 몰락을 재촉할 뿐이다 국민들에게 증오와 분열을 일으키는 색깔공세 무엇을 위한 꼼수인가 국정원의 부활인가 민생도 민주주의도 평화도 혹독한 겨울을 맞는 검찰공화국 시대 내 가슴에 분노가 탄다
2023.01.19 -
최전방 이등병의 죽음 앞에서
최전방 이등병의 죽음 앞에서 갈색잎들 쌓인 깊은 산 속 강원도 최전방 초소에서 이등병이 총상으로 숨졌다 "나라를 지키러 갔다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던 부모들 절규가 아직 생생한데 또 다시 비극이 터지다니 분단병에 속절없이 죽어간 병사들 그 얼마이던가 징병제 대신 모병제를 하든지 뉴스에 뜨던 가혹행위 괴롭힘 비관 극단선택일까 소중한 아들 딸들이 병영에서 전시도 아닌데 어찌하여 의문사로 돌아와야 하는가 시대 흐름에 맞추는 민주적인 병영문화는 선전용이었는가 "원인 미상의 총상"으로 가족에게 날아든 슬픈 소식이 남의 일 같지 않아라 총부리 맞댄 최전방 초소엔 이 밤도 칼바람만 부는가
2022.11.29 -
꿈 많던 아들의 죽음 앞에서
꿈 많던 아들의 죽음 앞에서 오늘도 안타까운 사고들 소식을 접하다 보니 그만 무감각해 졌는가 돌이켜 생각하면 생명 경시 인재 아니랴 코로나 2년 동안 백신 부작용 피해는 밝혀지고 보상되었는가 죽음의 행렬은 아직 끝나지 않았건만 어제는 21살 청년이 군 복무 열달만에 부대 안에서 숨졌다더라 온몸에 반점 경련 이상증세 심했다는데 부대복귀 명령에 8일만에 세상을 떴다네 분단병의 희생자 막을 수도 있었으려니 폐쇄병영 탓이런가 기저질환 없이 건강했다는 아들 군대보낸 뒤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빈소에서 오열하는 부모 심정 원통하구나 자칫 의문사로 묻힐까 걱정스러워지는 현실은 언제까지 계속될 건가 질병청도 국방부도 억울한 죽음을 외면말라
2022.04.19 -
진달래 마음을 아시는가
진달래 마음을 아시는가 숲속 오솔길을 오르며 무슨 꽃을 찾을까 벚꽃 매화 목련도 좋지만 내 마음의 진달래가 가장 보고 싶더라 첫 마음이 변치 않는 신념의 강자들 백두에서 한라까지 타올랐던 통일의 염원 내 나라 산천에 봄이면 되살아나는 잊지 못할 얼굴들 그리워 다시 불러보아라 분단병을 앓으며 모진 세월과 부대끼며 의연히 피어난 우리시대 통일꽃들을 노래하고 싶은 날 진달래 마음을 내 가슴에 새기노라
2022.03.31 -
1979년 그해 젊은 날을 부르며
1979년 그해 젊은 날을 부르며 누가 먼훗날 군사법정에서 재심 무죄를 받았단 소식이라도 접하는 때면 난 41년 전 그날이 자다가도 언뜻 떠올라 군용트럭에 실려 겨울바람 맞으며 잡혀간 남한산성 감옥이 생생하여라 겁없던 청년문학도가 쓴 통일시 한 편이 뭐라고 반공법은 봐주고 긴급조치 9호 징역 2년 아무래도 억울한 그 시절 지금도 분단병을 앓지 최전방에서 초병을 서며 틈틈이 문고판을 읽곤 했던 젊은 날의 열정이 철망 앞에서 고뇌하며 분단독재를 거부했어라 재심 보상으로 과연 치유될 수 있을꺼나 갈라진 이 산하 곳곳에 사무친 아픔들을 어찌하랴 화해와 통일의 길로 오도가도 못하는 남북산야 웬 국방예산은 증강되고 미군주둔비는 줄곧 인상압력을 받는 판이니 자주없이 통일없다는 외침이 하나 틀린 말 아니어라 아직도 의..
2020.12.17 -
그를 고향으로 보내 주시오
그를 고향으로 보내 주시오 내가 몸부비며 사는 이 땅 아물지 못한 상처들 하 많고 많다지만 그 중에서 분단병이 가장 위중하네 총성 멎지 않은 냉전의 섬 굽이굽이 서린 한들은 창살에도 길 위에도 꽃넋으로 피어 아프구나 고령의 비전향장기수 마지막 소원도 사법농단 희생양 이석기 의원 석방도 한가위 보름달이 부끄러워 숨을 지경이네 숱한 통일인사들 이름없는 민중들 잊지 못할 얼굴들이 서리서리 맺힌 이 산하여 양심수를 석방하고 가족 품으로 장기수를 송환하고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시오
2020.09.29 -
돼지열병 재앙이 더 커지기 전에
돼지열병 재앙이 더 커지기 전에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멧돼지가 아프리카 돼지열병 원인? 왜 이런 억측이 나올까 분단병이 따로 없구나 쯧쯧 발병 경로도 오리무중인 판국에 안락사도 없는 생매장 살처분도 화를 키우는구나 2차 감염이 우려되지 외부축분을 막아야 하겠거늘 지역순환 ..
2019.09.27 -
분단병으로 마음 아픈 오늘
분단병으로 마음 아픈 오늘 저 1950년도에도 불었고 오늘도 불고 있는 종북바람 한심하구나 철조망에 가로막힌 채 남북이 전쟁전야인 내 나라 산천을 보라 사상초유의 진보당해산 재판이 붙고 있는 공안정국은 무엇인가 헌법도 무시한 폭정에 산천초목도 주먹을 불끈 쥘 탄압의 세월 우..
201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