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잊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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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떠나고 싶은 날
기차를 타고 떠나고 싶은 날 비 내리는 마산역은 웬지 살붙이같다 옛 추억도 사랑도 빗물에 젖고 흙빛으로 이글거리던 억척스런 삶도 역전 새벽시장처럼 되살아 오는 곳 지금이사 KTX가 엄청 빠르게 서울까지 달리지만 경부선 열차는 좀 느리게 달려야 알콩달콩한 맛을 누리게 된다 역광..
2012.03.23 -
산은 날더러 벗이 되자 하네
산은 날더러 벗이 되자 하네 무학산 시산제 올리려 함께 떠난 산행길 바람 맵짠 겨울산에 학봉은 의연하구나 헐벗어도 꽃눈은 살아 새봄을 기약하듯 버텨 선 겨울나무 마치 내 마음 같아라 작은 섬들이 떠 있는 마산만은 변함없이 길손을 반기건만 그간 무심히 지냈네 산 정상을 ..
2012.01.30 -
처음 가는 길로 가 보자
처음 가는 길로 가 보자 잔인했던 여름은 가고 그새 가을이 왔구나 귀뚜라미 풀숲에서 노래부르는 별밤이여 유난히 밝은 별 하나 못 잊을 사랑처럼 내 가슴에 빛나는가 선선한 바람 불어오는 텃밭가에 나앉아 담배 피는 시인에게 새벽까치는 찾아올까 민들레는 다시 피었고 질경이 한데 어울려 끈질..
2011.08.26 -
내 마음의 푸른 산
내 마음의 푸른 산 간밤의 비 갠 후 서원곡에서 마주친 정든 산빛이여 못 잊을 어머니의 얼굴처럼 포근히 안겨라 늘 대하는 무학산 5월광주 직후 돌아온 나를 반겨주었지 사월 초파일날 절집도 찾아가지 못했지만 산중도량 품어 준 고향의 산 그리운 내 사랑이어라
2011.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