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넋(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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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 속의 동백꽃 피는 오늘에
흰눈 속의 동백꽃 피는 오늘에 호젓한 산길을 걷고 싶은 날 송년회도 잠시 미뤄두고 남도의 동백꽃 보러 강진 다산초당으로 떠나볼까 백련사 마당에 핀 흰눈 속의 붉은 꽃 한송이 꽃넋의 함성이런가 오월 시민군도 머물다 갔던 남도의 황톳길을 걷다가 다산초당에서 쉼하며 목민심서 실사구시 그 뜻을 발자취에 새겨 볼꺼나 누구는 동백꽃 피는 오늘 그 오늘 하루는 시가 되고 싶다고 노래하였거늘 동백꽃 닮은 사람들 시대의 숱한 상처꽃들을 겨울바람 속에서 소리높여 불러보아라 얼어붙은 눈덩이를 헤치고 피어난 지독한 사랑을 내 가슴에 간직하고 살리라
2022.12.16 -
이 산하에 산국은 피었는데
이 산하에 산국은 피었는데 서릿발 맞으며 피는 꽃 지리산 숲속에서 만난 산국 통일의 꽃넋인 듯 애처롭게도 피었구나 갈라진 산천의 상처꽃들 통곡의 세월을 내게 일깨워 주는가 한국전쟁 이후 69년이 흘러 이제 핵에는 핵으로 강대 강 대결을 선언하는 북한의 화성-17 ICBM 발사장면을 보면서 죽음의 백조가 재출격하는 한반도의 살풍경이 자칫 핵 전쟁터가 될까 봐 불안한 시국이어라 혹독한 겨울은 시작되었는가 겨레의 운명이 걸린 위태로운 정세 앞에서 평화의 길은 멀기만 한가 이 산하에 산국은 피었는데 내 마음의 봄날은 언제 올지 기약없어라
2022.11.19 -
분단시대 상처꽃을 아시나요
분단시대 상처꽃을 아시나요 정전협정 69돌을 맞으며 김일성종합대학 출신 한 여대생의 생의 흔적을 숙연히 돌아보게 된다 1928년 전북 삼례 출생 10살때 북으로 귀향 여고 3년때 해방 1947년 역사학부 입학 한국전쟁 때 1950년 7월 정치공작대 파견 1950년 9월 후퇴시기 영암 월출산 입산 백운산 전남도당 강사 1954년 2월 겨울 지리산 이동했다가 체포 국가보안법 3년 복역 이후 2차 송환을 기다리다 끝내 돌아가지 못한 채 이두화 장기수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나갔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오빠들을 만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었던 분단시대 통일의 꽃이여 살아 생전 못간 고향으로 꽃넋이나마 훨훨 날아 가시기를 빈다 김일성종합대학 사학과 전장에 나섰던 한 여대생 고 이두화 선생 영전에 국화꽃 한송이를 바치며 ..
2022.07.25 -
김주열 열사 동상 제막식에서
김주열 열사 동상 제막식에서 마산 앞바다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가 참혹하게 떠오른 그 자리 어언 61년 세월 지나 3.15 민주의거 4.11 민주항쟁의 불꽃 오늘에사 열사의 꽃넋을 기리며 이 산하에 의연히 솟아오른 그의 동상을 세웠네 3.15도 4.19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다시 외치며 열사의 뜻을 새겼네 바다가 그리운 날 돝섬이든 시민공원이든 이곳을 지나치거든 잠시 발길 머물러 우리 김주열 열사에게 꽃 한송이 두손모음 절 한번 올리기를 바라노라
2021.10.25 -
산나리꽃에 깃들인 내 마음
산나리꽃에 깃들인 내 마음 여름꽃들 여기저기 피지만 오랜 기다림에 지친 능소화는 왠지 슬펐고 지리산 벽소령 가는 숲속에서 마주친 산나리꽃은 전사의 꽃넋들같아 내 발걸음 멈추게 했네 아흔아홉 구비 산봉우리들 언제 가 볼까 역사기행 함께 떠나며 하동이든 함양이든 산길따라 오르고 싶은 날 통일산천을 그리며 아리랑 노래를 불러볼꺼나 노동의 대지를 박차고 솟구친 생명의 꽃들 어느 하나 곱지 않으랴만 민중의 염원을 품고 고난 속에 피어난 산나리꽃에 깃들인 사연들 태백산맥 소설 읽듯 내 가슴에 새기고 싶네 녹슬은 해방구를 찾아서
2021.06.26 -
4.11 민주항쟁 열사를 기리며
4.11 민주항쟁 열사를 기리며 꽃바람 부는 마산항 부두 저 바다에 하얀 국화꽃 한송이 띄우는 마음들이여 김주열 열사 61주기 오늘에사 우리는 추모의 벽을 세우노라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떠오른 4월 11일 거리마다 분노의 함성이 파도쳤던 마산 죽음을 넘어 부활한 민주혼이 타오른 그날 4월혁명의 봉화는 어머니의 통곡 속에 전국으로 피어 올랐네 오늘은 참 가슴벅찬 날 남원에서 마산에서 또 미얀마에서 달려온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진달래 꽃넋을 기리며 기억의 벽 앞에서 김주열 열사를 부르노라
2021.04.12 -
4.3꽃
4.3꽃 피울음 쏟는 꽃 그날이면 내 가슴에 피는 꽃 억울한 죽음들 잠들지 못하는 영혼들이 울부짖는 이 산하에 찢기운 땅에서 못다 핀 통일의 꽃넋들 학살자는 과연 누구였던가 해원의 날은 아직도 멀어라 붉은 동백꽃 4.3꽃이 통곡하는 한
2021.04.04 -
첫눈이여 온누리에 평화를
첫눈이여 온누리에 평화를 첫눈이다 빨간 열매도 내 마음도 하얗게 어루만져 주는 날에 무슨 반가운 소식이라도 날라들까 설레인다 휴전선이 걷히고 평화철도가 이어지고 서울 남북정상회담 열리는 그날이 오는가 흰눈 속의 저 열매는 조국통일을 염원한 오랜 기다림이자 산화해 간 꽃..
2018.11.24 -
열사들 앞에 나의 삶은
열사들 앞에 나의 삶은 벌초라도 했을까 열사 묘역! 솥발산에 잠든 노동열사들 못다 이룬 뜻은 산 자들의 몫이리 추석을 앞두고 합동추모제가 오늘 저녁 창원에서 애달피 열리면 민주노총과 함께 꽃넋들에게 결의를 다지리 동지 사랑을 노래하며 춤추리 하얀 국화꽃을 내 가슴에 안고서 오열을 삼키..
2011.08.30 -
잊지 못할 김주열 부활하다
잊지 못할 김주열 부활하다 51년 전 고향 선배가 김주열 열사를 추억하며 추모문집을 펴냈다 "나는 그를 역사의 바다로 밀어 넣었다" 회한에 휩싸여 4월 11일 바로 그날 하용웅 선생이 역사를 바로잡겠다고 그해 진실을 밝혔다 남원 옹정리 태생인 의로운 꽃넋을 이곳 마산은 중앙부두는 안다 "친구야, ..
2011.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