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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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초 노란 꽃 피는 날
겨울초 노란 꽃 피는 날 가을에 뿌린 씨가 봄이 되어서 노란 꽃을 피운 겨울초 오랜 기다림 끝에 꽃은 피는가 노동의 대지에 뿌리내려 안간힘으로 살아 땅을 뚫고 솟아 오른 유채 하나 봄 소식을 전하네 작은 텃밭에 어우러져 자란 겨울초 꽃말이 명랑인 저 노란 꽃에 깃들인 생명의 신비여 두손모아 인사하네
2024.03.27 -
능소화가 필 무렵이면
능소화가 필 무렵이면 새들도 잠든 한밤중 비는 내리는데 담벼락 위에 능소화가 그리움처럼 피었네 눈에 선한 옥계 바닷가 고향길 황톳빛이 꽃잎 속에 어렸구나 어젯날 까치가 울고 행여나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까 기다린 석전동 글감옥 시절 골목길 어귀에 능소화가 피었댔지 내겐 상처꽃이네 찢겨진 이 산하에 철망 앞에서 붉은 담장 하얀 방 창살에 갇혔던 내 젊은 날도 해직의 세월도 이제는 추억이건만 풀지 못한 한들이 되살아 오는 검찰독재 시대 저 능소화 꽃말처럼 사무친 기다림은 끝나지 않는가 버티고 이겨내어라
2023.06.21 -
능소화는 다시 피었건만
능소화는 다시 피었건만 한여름 길가에서 마주치는 꽃 기다림이 꽃말이라는 상처꽃이 아니던가 붉은 담장 너머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소식이 날아올까 설레이던 내 젊은 날 옥살이도 악법도 강제해직도 간절했던 적폐청산은 미완성인 채로 어제 오늘도 하 기다리는 세월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받았는가 시대의 과거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세상을 갈아엎자는 나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2022.06.18 -
까치소리에 깃든 내 마음
까치소리에 깃든 내 마음 새벽녘 까치소리가 나를 깨우네 옛 마산형무소 자리 은행나무 위에 둥지를 튼 까치가 오늘은 웬 반가운 소식이라도 전하려 온 걸까 감옥에 갇혔을 때 아련한 기다림처럼 가슴설레게 하던 그 까치소리 오동서1길 시인의 집 거처에서 다시 듣는구나 세월은 멀리 왔어도 내 가슴에 타는 통일염원은 고난의 역사를 딛고 가로막힌 철망을 거둬 온겨레가 해방춤 덩실 출 그날은 꼭 오리라
2021.01.13 -
걸음을 멈춰 이름을 불러주는 꽃
걸음을 멈춰 이름을 불러주는 꽃 올해도 능소화는 피었구나 담장 높다랗게 서서 누군가를 기다린다더냐 무학산 산행갔다가 중리쪽에 하산해 임항선 철길따라 걸으며 만난 적 있는 분홍빛 꽃이여 올여름도 시인과 함께 긴 장마철을 나 보자 꽃말이 애달픈 사랑인가 사무친 그리움인가 가..
2015.06.27 -
한 해를 떠나보내는 내 마음
한 해를 떠나보내는 내 마음 이렇게 해넘이를 맞는가 내 13번째 시집도 긴급조치 9호 재심도 성당 영세도 갑오년 새날에 빛을 보게 되겠구나 기다림이 무언지 이제 알 것 같은 오늘 한기도는 방 시린 추위처럼 내 가슴에 와 닿네 올 겨울을' 무난히 넘겨야 다시 반전의 기회가 찾아올 것인..
2013.12.30 -
희망이란 기다림이 빛날 때
희망이란 기다림이 빛날 때 12월 첫날 홀로 걷는 거리엔 성탄트리가 빈자의 등처럼 깜빡거리고 내 가슴엔 쟝발장이 빵조각을 훔쳐야 했던 그 심정이 사무쳐 오네 서울광장에서 촛불을 켠 사람들의 얼굴 쌍용차 밀양 길고 긴 투쟁의 나날 복직을 기다리다 목숨끊은 노동자 죽음이 어른거..
2013.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