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시절(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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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속에 진주가 빛나듯
상처 속에 진주가 빛나듯 난 젊으니까 이 말이 갑자기 떠오를까 국군포로도 돌아오는데 40년 전 해직 그날 짧았던 교단으로 끝내 돌아가지 못했다 난 실력이 있으니까 무얼 해도 살겠지 산전수전 부대끼며 민중시인의 꿈은 이루어왔건만 세상을 바꾸자는 오랜 염원은 통일만큼 아직 멀고 험하다 난 젊으니까 그 말이 무척 궁금하다던 집사람 명자꽃에게 80년 광주 이후 불어 닥친 칼바람 속에 짤린 아픔을 쉽사리 얘기 못했다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 왜 교사시절이 짐 꾸리던 신지도가 문득 나를 부를까 후회는 없거늘 난 여전히 젊으니까
2020.06.27 -
다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다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행복학교 소식을 접했더니 내 짧았던 교사시절 신지도 명사십리 해당화처럼 아련히 떠오르는구나 지금 부산사대 동기들은 다 퇴직했을터건만 유선생은 떠나지 못했네 전라도 섬마을로 가게 된 젊은 국어선생은 이오덕 선생이 펴낸 <일하는 아이들>책..
2018.10.04 -
내가 무등산을 잊지 못하는 이유
내가 무등산을 잊지 못하는 이유 어젯밤 무학산악회 회의갔더니 네째 일요일 송년산행이 무등산 1187m으로 결정되었어라 성당 주일미사를 챙긴다고 등산을 소홀히 하였지만 빛고을 광주 평등의 산만큼은 꼭 올라가 보아야겠네 내 젊은 중학교 교사시절 버스를 타고 빨간 불빛 번쩍거리던..
2015.12.10 -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다 내 처음 전라도길은 방랑벽이었어라 시를 찾아서 떠난 무등산에 올라서 본 군 기지 빨간 불 70년대 말 풍경은 철조망 두른 벽처럼 긴급조치 서슬에 양심수 고통받았지 교실 수업도 빼먹고 그토록 고뇌스런 젊은 교사시절이여 광양 완도 광주 순천 네 곳에서 보냈던 그때 항쟁..
2010.07.11 -
모랫벌에 묻은 추억을 돌아보며
모랫벌에 묻은 추억을 돌아보며 한낮엔 매미소리 요란스럽고 밤엔 무논의 개구리 울던 황톳빛 섬마을은 잘 있는가 유배지였던 그곳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다 떠난 지 꽤 오래건만 눈에 선하여라 농구메고 소끌며 들일나가던 학부모 얼굴도 보고 싶고 웃고 떠들던 학생들 그립네 모랫벌에 밀려오..
2008.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