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코로나 이후(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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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경제는 잘도 돌아간다네
검은경제는 잘도 돌아간다네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 판로를 잃은 농민들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들 다들 아우성인데 은밀한 호황을 누린다는 지하경제가 웬 말이냐 코로나 2.5단계때 600만명이 다녀갔다는 룸살롱이란 어찌된 일인가 또다른 N번방 성매매 도박 사채 마약 짝퉁 밀수 차명재산 등 불꺼지지 않는 산업 탈세 불로소득은 얼마일까 재난지원금으로 환수할 수 있다면야 오늘 고통이 덜해질 것을 증세도 복지도 숨통을 돌릴 수 있지만 이제 검은경제를 잡아라
2020.10.04 -
그를 고향으로 보내 주시오
그를 고향으로 보내 주시오 내가 몸부비며 사는 이 땅 아물지 못한 상처들 하 많고 많다지만 그 중에서 분단병이 가장 위중하네 총성 멎지 않은 냉전의 섬 굽이굽이 서린 한들은 창살에도 길 위에도 꽃넋으로 피어 아프구나 고령의 비전향장기수 마지막 소원도 사법농단 희생양 이석기 의원 석방도 한가위 보름달이 부끄러워 숨을 지경이네 숱한 통일인사들 이름없는 민중들 잊지 못할 얼굴들이 서리서리 맺힌 이 산하여 양심수를 석방하고 가족 품으로 장기수를 송환하고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시오
2020.09.29 -
회원골 산중 달빛 산책길에서
회원골 산중 달빛 산책길에서 때로 호젓이 달빛 산책 풀벌레소리 들으며 작은 계곡가 약수터에 들러 물 한모금 마시고 산중 대나무숲 속에 사는 검은 고양이 개구쟁이 먹을 것 챙겨주고 둘레길 아래 산길 한바퀴 올 추석은 맘 편히 환한 보름달 볼 수 있을까 찾아볼 곳 적잖은데 고마운 이들도 장기농성 사업장도 성당 미사도 지역사회 문화행사도 몸이 따르질 않으니 늘 미안한 심정뿐이어라 부지런한 명자꽃 덕에 차례상은 차리고 조상제사 지낼 수 있을까 별 하나 달 하나 오늘밤 벗삼아 걷자니 지난 겨울 멧돼지 고라니 살아들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더라
2020.09.26 -
버림받는 아이들을 돌아보라
버림받는 아이들을 돌아보라 라면형제 비극은 왜 일어났을까 누가 이들을 방치했는가 아이돌봄 부모는 어딜 가고 허기를 채우려 라면을 끓이다 화상입은 슬픈 소식 앞에서 자식 키우는 마음들 오죽하랴 학교가 사회가 책임질까 가정이 파탄나고 흩어지면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일 아니랴 공동체를 살려야 하건만 가난이 불화가 실업이 아이들을 멍들게 하지 않는가 부디 깨어 났으면 친구들과 뛰놀았으면 멀리서나마 간절히 기도할께
2020.09.23 -
정의가 강물처럼 다시 흐르게 하라
정의가 강물처럼 다시 흐르게 하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저 긴급조치 위반 고 지학순 주교 46년만에 무죄 정평위 모태가 되었던 유신정권 비판에 앞장선 가톨릭 사제의 한생 고난의 십자가 길이었어라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외치고 싶건만 2013년 긴급조치 위헌 헌재판결 2018년 3월 재심결정 2020년 9월 긴급조치는 무죄 내란선동은 웬 유죄 사법적폐가 따로 없어라 이제 사과한다고 한이 풀릴까 고인이 되어서야 유신독재 굴레를 벗었는가 21대 국회는 특별법 제정으로 긴급조치 피해자 모두를 명예회복 보상하라 더이상 고통을 강요하지 말라
2020.09.21 -
중독사회 어느 누가 만들었나
중독사회 어느 누가 만들었나 섬진강 강변살이 상사화에 날아든 저 나비처럼 더불어숲이 되어 살 수 있다면 오죽 좋을까 생각다가 문득 도시살이 어둔 그늘이 떠올라 심란해지더라 그는 올빼미처럼 한밤중에도 자지 않고 알코올에 중독돼 살더라 살인도 서슴치 않는 폭력에 길들여져 있더라 N번방 섹스에 중독된 퇴폐적 자본의 유혹 앞에서 불나방처럼 달려들더라 때로 마약도 하고 불법을 밥먹듯 저지르더라 무엇이 그를 병들게 하였을까 쉽사리 떨치지 못하는 악몽 양키 왜색 문화 탓일까 왜 범죄가 끊이지 않는지 자신에게 물어보고 싶더라
2020.09.19 -
아베를 이은 스가도 그놈일세
아베를 이은 스가도 그놈일세 그해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 현해탄에 꽃 한송이 붉은 댕기 파도에 물결쳐 강제징용 정신대 식민의 세월 선하건만 저 아베를 이은 스가총리 언행을 접하고 보니 한일관계 과거사청산 작업도 더 멀어져 가겠네 안중근은 범죄자라 하고 징용 배상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 하니 왜국정치는 더이상 변화를 기대할 수 없겠네 가까운 친구라 손내민 한국 부끄럽게 됐고 말고 아베 내각 시즌2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끝끝내 사죄않을 터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제2의 독립운동을 다시 펼쳐야 할 때인가 오늘처럼 가을비 내리는 그 바다는 울부짖으리 원혼이 되어 싸우겠노라고
2020.09.17 -
플랫폼 고용 이대로 좋은가
플랫폼 고용 이대로 좋은가 디지털 앱 플랫폼 노동자 54만명이란 통계다 퀵서비스 음식배달 대리운전 화물운송 가사육아 도우미 식당 보조 서빙 등등 부쩍 눈에 띄고 언론타는 근기법조차 지켜지지 않는 불안전노동 특수고용 일하는 사람들 참 많아라 어제는 누가 교통사고 오늘은 쉬운 해고 IMF때도 코로나때도 판박이 슬픈 직업이어라 전태일 3법이 왜 필요한지 새삼 돌이켜 보게 되네
2020.09.15 -
새로 작물 심고 일어설까
새로 작물 심고 일어설까 올 추석 어떻게 쇨까 물폭탄에 잠겼던 농작물 산나물 못쓰게 돼 버린 농민들 파묻혀 쓰러진 마음 수해복구는 멀었는가 턱없는 보상비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구례 지리산 나물 창고가 통째로 잠긴 아주머니 일가족 하루아침에 3억 손해를 당했다니 어찌하랴 백화점 납품도 그만 알거지가 될 판이라지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 없는 아픔을 뉘 있어 달래주랴 농정예산은 깎이고 재난지원금마저 농민은 소식 없건만 새로 작물을 심고 견뎌내는 땅의 사람들 사연을 새겨들어라
2020.09.14 -
코로나 블루는 빗물처럼 흐르고
코로나 블루는 빗물처럼 흐르고 무학산에라도 갔다 오면 답답한 마음 풀릴까 창동 오동동 전통상가에도 코로나 블루는 빗물처럼 흐르는 불금 갈수록 장사는 더 어려워진다 해도 전을 펴고 살아야 하는 것 막가는 교회 탓에 사회가 종교를 걱정할 판 극우단체 보수야당 국민의 생명은 아랑곳없이 광화문 광장에서 웬 일장기 성조기를 떠받든단 말인가 태극기를 욕보이면서 2.5단계에 무너지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한을 니들이 알기나 한가 욕이 절로 나오는구나 우산을 펼쳐 각자도생해야 할까 함께 비를 맞으며 더불어삶을 노래부를까 불종거리에 서서 오늘 하루를 돌아보아라
2020.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