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뛰면 온몸으로 부대끼자>(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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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증명하라는 슬픈 땅에서
가난을 증명하라는 슬픈 나라 추석 명절이 가까와 오면 정치인은 시장으로 사회단체는 소외계층으로 바삐 달려간다지만 어제도 오늘도 홀로 숨져 간 사각지대 이웃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남긴 한 여성의 쪽지 "남는 밥이랑 김치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 유서인 양 쓴 사연 하나가 우리를 아프게 한다 종교의 자비와 사랑도 찾아가는 복지도 가 닿지 못한 죽음 앞에서 함께 사는 세상은 이리도 멀기만 한가 가난한 이에게 베푼 일이 하느님을 섬긴 것이란 그 말 뜻이 새삼 떠오른다 민생은 어디 있는가 언론도 비껴가는 저 낮은 곳 닫혀진 문을 두들겨라 한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
2023.09.18 -
작은 텃밭에 가을비는 내리고
작은 텃밭에 가을비는 내리고 중성동 골목길 담벼락 아래 작은 텃밭 가을비 속에 상추 배추 치커리 쪽파가 몸을 적시며 쑥쑥 크는구나 오늘같이 비가 내리면 하룻일 공치는 사람들 어쩌지 핵 오염수 방류 소식에 수산물은 꺼림칙해 우리농산물 챙겨 먹어야지 기후위기 탓에 채소값도 올라 동네 공터라도 일궈서 찬거리를 장만하는 살림들 생활의 지혜 아니랴 사는 일이 답답해질 때 생명의 신비를 맛보는 텃밭 풍경 하나가 힐링이어라 자라줘서 고맙다 인사해야지
2023.09.15 -
무엇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가
무엇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가 북러 정상회담이 핫이슈다 제국주의와 맞서 함께 싸우자는 말이 자막에 흐른다 전선도 전후방도 따로 없다는 현대전에서 우크라이나에 이어 한반도가 전쟁터가 되는 날 태백산맥을 따라 민간인 폭격을 저지른 미군들 잊을 수 없는 원한은 또 다시 되풀이될 것인가 전술핵 미사일은 남북산야를 뒤덮을 것인가 강대강 대결은 3차 세계대전을 부를까 뉴스를 지켜보는 내 마음도 어찌 불안하지 않으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이 회담 직전에 발사됐다 한미군사훈련 경고인 것인가 깨어 있는 시민들에게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건만 인천상륙작전 73주년 기념 그날을 재현한다니 동족상잔의 비극이 축제인가 핵전쟁 화약고에 사는 우리에게 평화행동이 더 절실하여라
2023.09.13 -
영호남 정치사를 싹 갈아엎자
영호남 정치사를 싹 갈아엎자 진보정치 세월이 꽤 흘렀다 오래 가슴에 품어야 할 소중한 동지들이 쓰러져 갔다 통합진보당 해산 폭거 고난의 시기를 겪었어도 진보의 가치는 꺾이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민중당 진보당으로 죽 이어져 왔다 한생에서 지켜야 할 것은 내게 무엇인가를 묻는다 어제는 2023 정책당대회가 광주에서 열렸고 기득권 양당체제를 넘어서는 정치교체를 선언했다 진보정치에 자신의 인생을 건 세상 멋진 당원들의 페스티발 노래 한 곡마다 새로운 정치의 열망 감동의 정치가 살아 춤췄다 영남과 호남 양대 거점을 배반의 정치사를 이제는 싹 갈아엎어 보자 배신과 좌절의 세월에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정치세력 돌풍이 되어 전국으로 향하고 있는 진보당이여 99% 민중의 대안으로 정치교체의 주역으로 자주 평등 ..
2023.09.11 -
그들은 분단병의 희생양이었다
그들은 분단병의 희생양이었다 이 또한 억울한 죽음 아니랴 실미도 영화처럼 그들은 범죄자들이 아니었다 돈벌려고 입대했다 청와대로 행하던 71년 그해 자폭 이후 살아남은 4명 부대원 군의 월남전 파병 회유로 대법원 상고 포기 사형 판결로 집행된 지 51년 세월이 흘러 고 임성빈씨 여동생이 나서 대법원 상소권 회복 신청을 하였다는 소식에 오빠의 한이 풀어질까 그날 묻혔던 진실이 이제 만천하에 드러날까 그 재판을 주목한다 진실화해위가 찾지도 못한 아픈 흔적들 얼마나 많고 많은가 정전 70년 오늘까지도 우린 분단병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채 꽃피지 못한 젊은이들 실미도 북파부대원 영전에 꽃 한송이 바치노라
2023.09.09 -
BTS의 다이너마이트를 들으며
BTS의 다이너마이트를 들으며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그 노래가 무엇이길래 25살 해녀가 바닷길에서 흥얼거리며 걸어갈까 테왁을 안고 제주 바다 속에서 물질하던 그녀의 가슴을 뛰놀게 만들었을까 오늘밤 별 속에 빛나는 삶을 살고 있기나 한 걸까 경쾌한 멜로디가 행복을 듬뿍 안겨주고 있을까 과연 인생은 꿀처럼 달콤한가 자신에게 되묻고 싶건만 난 별 속에 살고 있으니까 다이너마이트처럼 불을 붙여 어둠을 밝힐까 이 땅의 일하는 사람들 고단한 노동의 땀방울이 그렇게 다이아처럼 빛날까 전 세계 팬들의 공감을 얻은 BTS의 디스코 팝 힐링송 걱정을 떨쳐버리고 지친 영혼을 고양시키는 기분좋은 느낌이 깃들었기에 이 노래의 힘이 있어 춤추듯 걸어가게 했을까 인터넷 뮤직비디오를 열고 보이 밴드의 노래를 듣는 날 세대의 차이..
2023.09.08 -
해녀로 살기가 너무나 막막하다
해녀로 살기가 너무나 막막하다 그녀는 최연소 해녀였다 해녀학교를 나와 테왁을 안고 물질을 하는 25세 제주 해녀 6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명맥을 잇겠다 했지 BTS의 다이너마이트 노래를 흥얼대며 우도 바닷길을 걸어가던 그 모습이 올레길처럼 아름다웠지만 이제 추억 속에 그릴 아련한 풍경이 될 것인가 엊그제 악몽처럼 덮친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부풀었던 그녀의 꿈도 물거품처럼 산산이 부서질 위험에 빠뜨려 버렸다 누가 그녀를 분노케 만들었나 제주대첩 해상시위가 펼쳐지는 지금 제주 바다에 머잖아 방사능 핵 오염수가 흐르는 날이면 물고기와 달리 아가미가 없어 그 바닷물을 마시고 온몸에 적셔야 한다는 비명소리가 가슴을 울린다 생명의 근원 바다가 죽으면 제주도 우리도 죽습니다 처절한 생존의 절규 앞에서 최연소 ..
2023.09.07 -
황노인의 소는 누가 몰고 있을까
황노인의 소는 누가 몰고 있을까 오래 전 섬마을 교사였을 때 소 몰고 지게 멘 채 논으로 일나가던 황씨 노인이 생각나는 저 사진 한장에 우리농업의 가치를 새삼 깨닫는 기후위기 시대 식량자급률 23% 될까 쌀 빼고 나면 더 형편없지 우리밀도 재배 면적을 늘리긴 커녕 축소하는 농정에 까다로운 유기농 농사 그냥 관행농사를 지을꺼나 여전히 WTO 개방농정은 농업을 죽이고 농민을 죽이는 서글픈 들녘이 아니랴 신자유주의 반세계화 투쟁 칸쿤 농민투쟁 20년 세월 폭염 속 벼는 익어도 어디 마음인들 편하리오 일제 징용갔다 살아 돌아와 섬마을 신지도에서 막걸리 한사발에 판소리 읊던 그날 황노인도 가시고 황소는 누가 몰고 있을까 못다 들은 지나온 삶의 얘기가 오늘따라 못내 아쉬워진다
2023.09.05 -
어디에 내 평범한 일상이 있는가
어디에 내 평범한 일상이 있는가 전쟁통에도 시장은 열리고 숱한 열사들이 산화한 범국민항쟁 그날에도 장은 서고 저마다 일터로 출퇴근길은 사랑같이 죽 이어져 간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때인가 "지금 나라가 망하게 생겼는데 그 방법밖에 더 있습니까!" 야당 대표의 단식투쟁 유신독재 말기가 떠오른다 민심의 광장에 촛불 독립군이 주권자 국민들의 나라 만들자 노래를 함께 부르며 겨우 5년짜리 정권이 나라를 버린다면 촛불로 뭉쳐서 윤석열 탄핵을 외친다 투쟁이 일상이 되어 버린 저 6월항쟁의 가열찬 거리가 되살아오는 오늘이어라 핵 오염수 방류에 민주주의 후퇴에 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에 민생 파탄에 분노한 거리로 뛰쳐 나온 시민들에게 박근혜 탄핵 촛불처럼 나라가 망하느냐 윤석열을 끌어 내리느..
2023.09.03 -
지금 몸속에 방사능이 들어있다
지금 몸속에 방사능이 들어있다 검은 바다 뜨거운 바다 원전이 부른 재앙은 주변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30년 누적된 삼중수소 방사능이 덮쳤다지 갑상선암에 걸려 보니 시한폭탄을 안고 살았구나 탄식이 절로 났다지 미역 포대 번쩍 들던 해녀도 몸져 누웠다건만 고리·한빛·월성 등 한수원 원전 인근 주민 618명 가족 2882명이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송에서 1심 판결에 이어 2심에도 항소 기각 결정이라니 참 통탄할 일일세 지금 몸속의 방사능 탓에 덜컥 암에 걸렸건만 국민안전은 생각지도 않고 기준치만 따진 판결이 과연 옳단 말인가 머잖아 후쿠시마 핵오염수가 일으킬 재앙은 어떨까 그때도 인과관계 입증 부족 양심없는 판결일까 갑상선암 고통의 세월을 왜 피해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한단 말인가 끝까지 싸워 꼭 이..
2023.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