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노인의 소는 누가 몰고 있을까

2023. 9. 5. 22:11<가슴이 뛰면 온몸으로 부대끼자>

 

황노인의 소는 누가 몰고 있을까
 
 
오래 전 섬마을 교사였을 때
소 몰고 지게 멘 채
논으로 일나가던 황씨 노인이
생각나는 저 사진 한장에
우리농업의 가치를
새삼 깨닫는 기후위기 시대
식량자급률 23% 될까
쌀 빼고 나면 더 형편없지
우리밀도 재배 면적을
늘리긴 커녕 축소하는 농정에
까다로운 유기농 농사
그냥 관행농사를 지을꺼나
여전히 WTO 개방농정은
농업을 죽이고 농민을 죽이는
서글픈 들녘이 아니랴
신자유주의 반세계화 투쟁
칸쿤 농민투쟁 20년 세월
폭염 속 벼는 익어도
어디 마음인들 편하리오
일제 징용갔다 살아 돌아와
섬마을 신지도에서
막걸리 한사발에 판소리 읊던
그날 황노인도 가시고
황소는 누가 몰고 있을까
못다 들은 지나온 삶의 얘기가
오늘따라 못내 아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