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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 하루라도 느껴 보시라
이 겨울 하루라도 느껴 보시라 동짓날 팥죽 한 그릇 먹고 눈보라 휘몰아치는 전라도 강진 백련사 한 스님이 성탄 트리 꾸미는 모습에 오래 눈길이 머문다 겨울꽃 동백꽃도 빨간 열매도 흰눈 속에서 아름다운 다산초당 가는 길 문화유산답사 갔던 그날이 기억 속에 생생하여라 절집도 교회 성당도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건네는 아기예수 탄생은 이 땅에서 무슨 의미일까 가장 낮은 곳에서 태어난 구세주의 메시지는 생명 정의 평화 아니랴 자비도 사랑도 한몸이 아니랴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노래부르는 참뜻을 헤아려 본다 올해도 몰래산타가 찾아다닐까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희망보따리 하나 전해줄까 이 겨울 하루라도 성탄절을 맞이해 보시라
2023.12.22 -
한파주의보 내린 불종거리에서
한파주의보 내린 불종거리에서 겨울나무야 은행잎 다 떨구고 이제 동면에 들어갔구나 거센 바람이 불고 눈비가 내려도 까치집 머리에 얹은 채 자식들 키우는 어미 마음처럼 꿋꿋이 버텨 서 있구나 이상기후 탓에 제주 경남이 경제타격이 젤 크다는데 노동자 서민 살기가 더 팍팍해져 가는 오늘이어라 길 위에서 억척스럽게 삶을 이어가는 도시빈민들 올겨울 무사히 넘기를 너와 내가 함께 응원해 주려마 한파 속에서 바라보는 겨울나무가 꼭 내 맘 같아라
2023.12.21 -
고독한 저항이여 오체투지여
고독한 저항이여 오체투지여 얼마나 간절한 기원인가 겨울 언 땅에 엎드려 삼보일배 오체투지를 하는 이태원 참사 유족들 시대의 빛 최헌국 목사 히말라야 순례의 길처럼 고행을 마다않는 이들 내일은 국회에서 특별법이 꼭 통과되기를 한파 속에서 몸을 땅바닥에 기며 이어가는 159시간 비상행동 보는 이들 숙연하여라 거리에서 울부짖는 자식잃은 부모들의 한이 하늘에 땅에 사무쳐라 억울한 죽음 참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하는 대열이여 국회는 의무를 다하라 생명안전사회를 이루라
2023.12.19 -
올겨울 한파를 어찌 넘을까
올겨울 한파를 어찌 넘을까 어젯밤에는 참 추웠지 골목길 상자텃밭 김장배추도 이불을 덮고 아기냥이 둘도 방 안에 들여 잤지 낡은 집이라 웃풍세고 홑이불 갖곤 한파를 못 피하겠더라 영하 7도 체감 영하 14도 두터운 잠바를 입어도 강추위에 떨리더라 거리엔 오가는 사람들 드물어진 상가들 집집마다 난방비 부담에 한숨부터 나오겠네 얼어붙은 노동의 대지 올겨울 가장 힘든 이웃들을 돌아보자 이상기후 북극한파 닥친 이곳도 별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네
2023.12.18 -
한 자영업자의 죽음을 외면말라
한 자영업자의 죽음을 외면말라 도시의 그늘은 어디 쪽방촌 폐지줍는 노인 노숙자들 노점상만이 아니다 한해를 마무리할 해넘이에 오늘도 슬픈 소식이 뜬다 커피전문점 카페 사업하다가 빚에 내몰린 한 자영업자 일가족의 죽음 앞에서 참담한 심정이 절로 든다 코로나때보다 더하다는 체감경기 탓인가 시내의 빈 점포들 마주치면 왠지 가슴아픈 거리 650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 쓸쓸한 얼굴이 떠오른다 올해가 저물어가건만 물가고 가계부채 민생파탄에 노동자 서민들 삶이란 비극이 끊이지 않는구나 벼랑 끝에 선 사람들 희망조차 아득하여라 전북 익산 일가족 사망 사건 어찌 도시의 그늘 아니랴 더불어삶이 각박해져 가는 각자도생 경쟁의 땅 내일은 슬픔이 다시는 없기를 두손모아 기도하며 하얀 국화꽃 한송이 바친다
2023.12.16 -
접경지역이 위험에 처해 있다
접경지역이 위험에 처해 있다 폭설이 쏟아져도 걱정인데 강원도 전방 접경지역엔 웬 전쟁몰이가 우릴 괴롭히나 포탄이 터지는 소리 비행기가 날으는 소리에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불안해서 못살겠다!" 아우성이 터져나오는 그곳 9.19 군사합의 파기가 연평도 포격때보다 더 심각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단 공포가 자꾸만 덮쳐온다지 북도 최신무기를 휴전선 일대에 배치하겠다는 뉴스도 우릴 불안케 하지 혹시라도 총선 앞두고 최전방 총성이라도 울린다면 국지전일까 전면전일까 강대강으로 치닫는 한반도 "접경지역에 평화를!" 105개 단체 참여한 기자회견 평화행동의 외침을 들으라
2023.12.15 -
무등산에 깃든 대동세상의 꿈
무등산에 깃든 대동세상의 꿈 첫 발령지 산골중학교에서 수업마치고 광양에서 광주행 버스를 타고 간 곳 분단 철조망같았던 레이더기지에 빨간 불만 반짝거리던 무등산 12.12 군사쿠데타 터지고 서울의 봄 100만 대오 기다려 보자던 회군은 뼈아픈 실책이었다 5.18 항쟁은 폭발했지만 핏빛으로 물든 빛고을 전두광의 학살에 전사들은 쓰러져 갔다 벌써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한 편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아직도 학살 배후 미국도 학살자 부역자들도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건만 대동세상의 꿈을 그리며 그날을 기억하는 이들 어떤 심정일 것인가 국보위 해직 이후 산 자들과 다시 찾아갔던 무등산은 하얀 억새가 깃발처럼 휘날리고 있었다 43년 세월이 흐르고 서울의 봄은 탄핵의 봄을 어깨걸고 외쳐부른다 백만 촛불이 다시 일어선다
2023.12.13 -
그곳에 가면 붕어빵이 있다
그곳에 가면 붕어빵이 있다 거리에 은행잎 날리고 찬바람 부는 날 붕어빵 굽는 손길이 따뜻하고 아름다워라 천원 한장으로 추억의 간식을 맛보며 소소한 행복 누려라 산다는 것이 뭔지 물가고에 울고 싶은 우울한 시절에 우리 위로받을 권리가 저 붕어빵 하나에 깃들여 있어라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힘이 돼 주었던 붕어빵 노점 성탄 트리처럼 서서 휑한 가슴들 속에 함께 살자고 희망의 메시지를 한 봉지 안겨 주어라
2023.12.11 -
그래도 우린 여기서 살아간다
그래도 우린 여기서 살아간다 합포만에 태양은 떠오르고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서민들의 삶은 늘 고단하다 그래도 우린 살아간다 씀씀이를 줄여도 물가고에 주머니는 비고 공과금도 버거운 날 토란국 끓여서 김장김치로 한끼 밥 챙겨 먹고 저마다의 일터로 나간다 각자도생 도시살이 인심마저 각박해져 갈지라도 더불어삶 공동체를 쉼없이 찾아가야겠지 무너지고 거꾸로 돌아가는 통탄할 겨울공화국 창동에 탄핵촛불이 켜지고 못살겠다 갈아보자 외침이 터져나오는 거리 마산이 다시 일어서는 그날 굽은 세상을 바로 펴리라
2023.12.09 -
남파공작원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남파공작원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그녀에겐 녹슬은 해방구도 없었다 "저는 98살 남파공작원입니다" 1957년 남파 1958년 체포 불법구금 고문 사형 무기징역 전향 1979년 가석방 모진 세월이여 간첩죄도 간첩방조죄도 없었다 창살 속에 갇혀 지냈던 장기수 그 고통을 뉘라서 알랴 강산이 6번도 더 바뀐 지금 재심을 청구한 남파공작원 엄씨 분단시대의 상처꽃이어라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진영논리 대신 무죄 선고를 하라 이름없이 빛도 없이 조용히 봉사하며 삶을 마무리하려 했던 엄씨가 재심에 나선 이유란 “저와의 만남 때문에 고문을 받고 자백한 그분들의 명예는 지금이라도 회복돼야 합니다" 한 가지 책임감 때문이었다 무기징역형 확정 63년 만 가석방 44년 만 그녀의 재심 청구가 빛을 발하기를 간절히 두손모아 기도..
2023.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