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산중 텃밭에 가고 싶은 날

2019. 6. 26. 12:4613부· 그늘진 삶에 햇살 한줌




때로 산중 텃밭에 가고 싶은 날



장맛비가 시작되던 아침녘

회원골 약수터에 가니

도라지아저씨가 보이데

산중 길냥이들 밥도 나눠주고

살구도 좀 사고

내친 김에 문씨가 일구는

서원곡 둘레길 윗쪽 텃밭에

명자꽃과 함께 올라가

상추랑 깻잎이랑 따 왔다

오랫만에 만져보는 흙

텃밭의 감촉에 반했는가

산기운을 마시며

뙈기밭 남새들을 둘러보는가

한뼘땅도 없는 처지

멀지만 텃밭 귀퉁이라도

뭘 심어볼까 생각는가

어성초도 몇 뿌리 뽑아왔거늘

중성동 시인의 집 화분에

하얀 꽃 피워볼 양인가

고단한 몸을 깨워

무학농장길을 걸어가 보니

고향의 산 오솔길이

쉼을 누리는 행복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