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계곡 웅덩이에 눈길주며

2019. 6. 22. 13:0713부· 그늘진 삶에 햇살 한줌




작은 계곡 웅덩이에 눈길주며



여름 회원골 약수터 계곡

작은 웅덩이 하나

나뭇잎은 쌓이고

물장구도 노니는구나

겨울 명자꽃이

손빨래 설겆이 하던 곳

산속 길냥이들은

앙상한 몸으로 다니는데

하얀 개망초꽃은 지천이고

빨간 보리수열매는

가지마다 가득 달렸네

마른 계곡에 용케

고여 있는 생명의 물

새들도 야옹이도 먹고

칡뿌리도 씻고 

다슬기 도롱뇽 알도 살던

숲속 옹달샘이어라

무허가 암자는 철거되고

폐가들 흉물스러워도

무학산 둘레길 어귀

대장균 검출 약수터에는

찾는 이들 적지 않네

주말 산길에 핀 꽃들과

눈인사 나누며

잠시라도 산기운 쐬니

지친 심신이 한결 낫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