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적들을 생각하며

2018. 8. 5. 07:078부· 작은 것에도 눈길을





보이지 않는 적들을 생각하며



열대야에 잤다가 깨었다가

잠 못 이루는 새벽

갑자기 보이지 않는 적들이란

생각이 들어서 나왔다

오래 잠복했을 터

쉽사리 노출되지 않을

그들은 과연 어떤 자들일까

장준하의 추락사

노무현의 자살

노회찬의 투신자살

왜 의문이 끊이지 않을까

과학수사 시대에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공공의 적들이 움직였다면

그들은 적어도 일제시대부터

해방정국 좌우대립

한국전쟁을 거쳐

독재정권 민주정부까지

암약했을 것이기에

뿌리가 깊거늘

우리사회 적폐청산을

제대로 못한 탓에

민주주의의 적들이 활개치는

기현상을 보는 게 아닐까

의문사는 배후가

누구일까를 묻게 되는 법

한번쯤 역발상으로

재수사를 해 보는 일도

아니면 네티즌 수사대라도

추리해 보는 일도

의미있는 작업이 아닐까

시인의 집 방에서

열대야에 뒤척거리다

언뜻 떠오른 시 한 수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