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속에 피는 시가 희망이다

2015. 8. 19. 12:42제3부· 조금만 더

 

역경 속에 피는 시가 희망이다

 

 

가을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아침밥 같이 차려먹고

골목길을 나서는 출근길

내 발걸음은 무겁구나

비우고  무소유로 살자 했건만

두 사람 살림이

이내 마음 같지 않아라

까짓 대출불가 메시지야

신경쓸 일 아니지

탑 위로 올라간 노동자들

투신한 부산대 교수

울부짖는 농민들

이 땅의 억울한 죽음들

무심한 듯 살아가는

내 눈에도 밟혀 더 아픈

세월은 언제 끝날까

능소화는 다시 떨어지고

무화과는 익어가는데

기다림 끝에 도착할 소식은

우편함에 담기지 않았다

힘들고 지쳐갈 때에

시를 쓴다는 것

나에겐 힘이고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