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차피 한배의 운명이니

2013. 9. 4. 05:17◆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3부 순례

 

 

 

우리는 어차피 한배의 운명이니

 

 

밤바람이 꽤 쌀쌀해졌다

가을잠바를 꺼내

씻어 널어놓고 나왔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짧고 쉬우면서

함축된 시를 쓰야지

오동잎이 날리고

저 능소화가 다 지고

찬서리가 내리기 전에

우편함을 바라보는

남모를 기다림이

어서 끝났으면 싶다

고등법원 등기우편이야

우체국에서 찾겠지

추석 차례 지낼

수중의 돈도 없지만

시 한 편이라도

고향에 띄워 보내야겠다

세상이야 거꾸로 돌고

광풍이 몰아쳐도

갈 길이야 정해진 것

국정원 국기문란을

심판하는 길이다

내란음모란 수를 던진

야권 분열공작에 맞서서

진보당을 지켜내고

촛불이 이기는 그날을

꼭 보고야 만다

달도 별도 없는 새벽

내 가슴 속에

타오르는 열망은

그 누구도 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