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을 벗을 날은 언제나일까

2013. 8. 9. 05:10◆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3부 순례

 

 

 

배낭을 벗을 날은 언제나일까

 

 

다시 겨울이 오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지

너무 오래 머물렀다

가을쯤 해서

시인 사무실 하나 구하고

새롭게 시작할

협동조합을 준비하자

13번째 시집 출판

기념회도 열어보자

한밤중 김밥 두 줄로

또 하루를 버텼다

새끼 셋을 둔

검은고양이 먹이마저

건너뛸 뻔했다

8월 중 재심 재판

아니면 9월 중이라도

10월 중 시집 인쇄

숨가쁜 일정이

들어맞기를 바란다

부산 경남 서울

문화행사에도 가 보자

올 여름은 나에게도

잔인한 계절이다

종일 폭염 속에 누웠다가

술 한잔 하고 깨어나

시 한 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