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5)
-
누군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누군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세월 속에 아련한 만남이 있다 저 80년 국보위 해직 이후 공립중에서 사립고로 공채를 통해 잠시 몸담았던 창신공고 국어교사 시절 그때 학생 하나가 인사를 하니 일순간 당혹스러웠지만 해직교사로 안기부 조회에서 다시 교단을 떠나야 했던 아픈 기억이 되살아왔다 그때 글쓰기를 통해 독해력을 높이려 2부 학생들이 쓴 사연들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졸업 후 실업자 될 것 같다 공고출신 장래가 막막하다 노동조합도 없던 때니 그렇듯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국어수업 작문이었다 어느덧 50대 중반씩을 넘은 나이라니 벌써 그리됐나 오동동 밤거리 국화 앞에서 추억삼아 한컷 남겼다 지리산을 타기에도 예전같지 못한 내 몸이 서글퍼도 명자꽃이 찍어준 사진 한장 먼훗날 해당화 시인의 삶의 흔적삼아 남기련..
2023.10.27 -
판화 한점에 깃든 추억을 부르며
판화 한점에 깃든 추억을 부르며 이철수의 나뭇잎편지를 읽으며 저 80년대 판화가 생각나 홍성담의 오월이야기 달력을 난 마산에서 보급했더랬지 빛고을 항쟁에 참여했던 젊은 날 섬마을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면서 이오덕 선생의 책 열독했던 그날처럼 판화를 무척 사랑했더랬다 창원대 강연에서 만난 신영복 선생의 서화 글씨체를 접하곤 하던 기쁜 날도 세월 속에 추억만 남았는가 오늘은 이철수 선생의 목판화가 헛헛한 내 가슴을 채워주는가 뜨거웠던 민중문화운동 탈춤 판소리 판화 민노래에 열정을 태웠던 격동기 광주항쟁의 불길 속에서 탄생한 민중의 문화예술은 빛나라 늘 고맙게 읽고 있지만 나뭇잎편지에 답장 한번 못보낸 해당화 시인이 인사드린다
2022.11.08 -
동네 뒷산 산길을 오르다가
동네 뒷산 산길을 오르다가 절집 가에 개나리가 피었네 오랫만에 보는 봄꽃이 스쳐 지나간 인연을 떠올려 자못 안쓰러워라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는 빈집 하나 얻는 것도 인연이 닿아야 성사되는 것 일감도 사랑도 그렇더라 투쟁으로 하루를 열었던 저 80년대 격동의 시절 안정된 직업조차 마다한 채 민주화 혼불을 태웠어라 잠깐 만나고 헤어졌던 이들 돌아보면 인연이었거늘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새삼 안부를 묻고 싶어라
2021.03.14 -
나의 삶이 문학의 길이다
나의 삶이 문학의 길이다 70년대 창작과 비평 80년대 실천문학 지역 무크지 운동 그 세대가 저물어간다 김수영 신경림 시 황석영 남정현 소설 이제 팔순 나이들 후대들은 어디 있는가 반미소설 그의 부고를 접하고 난 문득 치열했던 그날들이 그리워져라 촛불 이후에도 민족민중문학의 한길 우리시대를 노래한 저항시 한 편 아쉽더라 풍자소설이 귀하더라 분단철조망은 지금도 걷힐 줄 모르고 노동자 서민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건만 어찌 이 산하가 소리쳐 부르는 소리를 외면할 수 있는가 다시 돌아보고 싶은 그때 그 시절의 열정이 내 가슴에 타오르네
2020.12.26 -
경남겨레하나 "노무현과 지금 이 순간의 역사" 초청강연에서^^
6월 3일 오후 7시, 경남겨레하나 6월 월례강좌가 "노무현과 지금 이 순간의 역사"를 주제로 한홍구 성공회대 한국현대사 교수를 모시고 2시간 동안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국민장 이후에도 추모행렬이 끊이지 않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한 시대의 종언과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사건이라고 ..
2009.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