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한 가슴(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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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겨울이 온다
그 자리에 겨울이 온다회색빛 겨울하늘이다모과나무도 끝물배롱나무는 빈 가지다간밤 센 바람소리에가을이 바삐지나가고 있었다마산 창동예술촌 골목길안쪽 시인의 집폐우물 속에 빠졌던새끼야옹이 개구쟁이도코를 훌쩍이는추운 날이 시작됐다길냥이도 시인도시련의 계절을잘 넘겨야 살겠거니어찌 혼자만의 걱정일까노동자 집단해고자영업 파산우리농업 IMF상태생활고 비관복지 사각지대문득 떠오르는 단어들이고장나 버린 세상을절규하는 듯휑한 가슴을 때린다없는 살림들에게겨울이란 칼바람이다
2024.11.13 -
없는 사람들 마음을 보라
없는 사람들 마음을 보라 밤새 귀뚜라미 울고 새벽 바람은 가을 기운이 돈다 세월이 엿같아요 건강하시란 안부인사가 휑한 가슴을 스치고 지나간다 4단계 또 연장 거리는 더 썰렁하고 자영업은 죽을 판 어디 다니기도 겁나 집콕 하자니 답답한 마음 어찌할까 서민경제도 살림도 바닥을 치는데 한미군사훈련은 끝내 중단하지 않고 평화를 위협하는가 없는 사람들이 코로나 시국을 버티는 깨알 사연들 외면하지 말아라 가만히 있으라 하는 방역대책 언제까진가 새벽길 나서는 발걸음 무거워라
2021.08.18 -
어느 쿠팡맨의 죽음 앞에서
어느 쿠팡맨의 죽음 앞에서 쿠팡맨의 과로사 예상됐다 한 시간에 스무 군데 무거운 짐 계단 오르고 실적에 내몰리다 젊은 가장이 쓰러졌다 자본의 착취 아닌가 코로나 바이러스도 결국 인간의 탐욕 아닌가 자연의 역습이자 세균전 실험 탓 아닌가 죽거나 말거나 내버려둘까 지구촌이 위..
2020.03.20 -
세밑, 치솟는 물가 뉘 탓일까
세밑, 치솟는 물가 뉘 탓일까 올리라는 쌀값 보장은 않고 연말연시 연례행사처럼 대기업 마트상품들 생활물가는 또 인상인가 길거리로 내몰리는 일하는 사람들 살림은 겪어 본 이들은 알고 말고 소상공인 체감경기는 아직도 겨울이건만 생필품 구매조차 망설이는 서민들 심정 뉘 아는가..
2019.12.30 -
다시 칼바람 겨울이 온다
다시 칼바람 겨울이 온다 회색빛 겨울하늘이다 모과나무도 끝물 배롱나무는 빈 가지다 간밤 센 바람소리에 가을이 바삐 지나가고 있었다 마산 창동예술촌 골목길 안쪽 시인의 집 폐우물 속에 빠졌던 새끼야옹이 개구쟁이도 코를 훌쩍이는 추운 날이 시작됐다 길냥이도 시인도 시련의 계..
2019.11.28 -
눈 속의 동백꽃에 내 마음 실어
눈 속의 동백꽃에 내 마음 실어 왠지 내겐 귀향이란 말이 아프게 들리더라 저마다 선물꾸러미를 들고 귀성길에 오르는 사람들 고향 찾아 떠나건만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실향민 처지가 된 숱한 이들이 맘에 걸려 설명절은 씁쓸하더라 "어머니! 이번에도 못 갈 것 같아요 새해 복 많..
2016.02.05 -
유신시장은 담뱃값까지 갈취네
유신시장은 담뱃값까지 갈취네 담배를 끊자니 참 힘들다 2천원이나 올린 담뱃값 서민증세 수작이야 분통 터질 일이지만 오래된 망우초를 차마 버릴 수가 없구나 문학을 꿈꾸던 그때 그 시절 다방에서 막걸리집에서 친해진 오랜 벗이기에 담뱃값에 열받아도 금연 대신 줄이는 쪽으로 시..
2015.01.07 -
밤거리에 눈은 내리고
밤거리에 눈은 내리고 눈발이 날린다 지난 시절 아픔을 일깨우는 듯 아우성치며 쏟아지는 저 눈 한밤중 거리에 내 입술에 차갑게 와 닿아 옛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가 박근혜 정부 1년 이 땅 사람들은 뭇 생명은 민주주의는 안녕들 한가 성난 촛불들이 광장을 가득 메워도 응답없는 오..
2013.12.20 -
그래도 희망을 말하고 싶다
그래도 희망을 말하고 싶다 우리 고장 서원곡에 휘영청 밝게 둥근 달이 떴구나 계곡길에 핀 개나리 진달래가 고와 내 마음도 포근해 비 내린 후 물소리를 들으니 반가워 한잔 술을 마셔라 산악회 회의차 들른 옛 추억의 길 오랜 친구일지니 휑한 가슴을 채워준 4월의 달은 못 잊을 얼굴이..
2012.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