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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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그래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이제 남은 길을제대로 가는 일이 남았다간절하고 절실할 때내게 한 편의 시는포기못할 희망이었다미발표 시집 몇 권배낭 속의 USB에 담았다시여 무기여! 노래한김남주 시인의 길여럿이 함께 가야만 했던투쟁의 한길이었다점령군에 빼앗긴 들찢겨진 이 산하숱한 상처꽃들을 보듬고폭정에 맞서 싸웠던오월전사의 길이었다한가지 바램이란참세상 그날이 올 때까지내 안에 잠재된 힘을솟구치게 하는 것이다앞서 간 이의 발자욱처럼생의 흔적 남길 일이다
2024.05.18 -
숲속책방 가는 길 폭설은 내리고
숲속책방 가는 길 폭설은 내리고 다시 북극한파가 몰아치는 날 강원도에 폭설이 내려 길도 사람도 끊긴 그곳에 이 있지 소설쓰는 유목민에서 근무한 강기희 작가의 아지트 산중 오지에 책방을 차렸어도 멀리서 글벗들이 찾아와 책도 사 주고 한데 어우러져 음악회도 열곤 했다지 민족문학의 길따라 민족작가연합 대표를 맡아 소설도 시도 발표하던 아직 파릇한 청춘 이른 나이인 그가 암 투병 끝에 천상병 시인의 '소풍' 시처럼 행복했노라고 웃음지으며 떠나갔다지 그의 빈자리를 누가 지키나 떠난 님을 애달프게 기다리는 정선 아우라지의 고장 오늘도 숲속책방 가는 길엔 폭설이 내려 쌓여도 그는 산중에 이렇듯 눈이라도 찾아와 주니 고맙지 하며 한 편의 시를 쓰고 있을테지
2024.01.22 -
시집 <강물이 바다가 될 때까지> 서문
강물이 바다가 될 때까지 어디쯤 왔는가 잠시 멈춰 저 별에 물어볼까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내가 갈 길을 머리 속에 그려보아라 시인에겐 하얀 밤 지새우며 시를 쓸 때가 행복했네 무소유 삶으로 한 10년 내다보고 살까 첫 마음을 간직한 채로 강물처럼 흘러가야지 세상을 바꾸자 외쳐부르던 열망으로 찬바람 몰아치는 길 위에 서서 아직 못다 한 일 못다 한 사랑 이루어내야지 -------------------------------------------------- 시집 한 편의 시가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시는 나의 삶이고 삶이 나의 시다. 어느날 문득 인생정리를 할 필요가 느껴졌다. 예기치 못한 죽음이 나에게도 찾아올 수 있겠구나 싶어 유고시집처럼 또 한권의 시집을 엮으며 삶의 흔적을..
2023.04.27 -
내가 걷는 길을 돌아보라
내가 걷는 길을 돌아보라 내가 걷는 이 길을 오늘 내일도 걸을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노라 남은 시간들이 별로 많지 않다는 자각이 언뜻 떠오르는 날에 한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며 뛰는 젊은 벗들이 있기에 내게 주어진 길 쉼없이 가면 될까 삶이 온통 사람의 길인 것을 새로이 일깨우고 해당화 시인도 다시 한 편의 시를 써내려 가며 지나온 흔적을 발자욱처럼 남길까 명자꽃과 함께 내일 위한 오늘을 노래하자
2021.10.02 -
대숲 일렁거리는 표고밭에서
대숲 일렁거리는 표고밭에서 명자꽃이 새차를 내렸기에 중고 스타렉스 타고 합천군 쌍백으로 농촌 고향엘 함께 갔다가 장모님께 안부 여쭙고 점심상 같이 한 뒤 대나무밭을 밀어 만든 표고버섯밭에서 몇 남은 버섯을 땄다 오빠 없이 어머니 혼자 돌보며 쑥쑥 자란 향그러운 표고를 담아..
2015.05.15 -
블로그북 시집 <길바닥 시> 후기^^
길 위에서 살며 투쟁하는 동시대의 대다수 민중들의 삶에 다가가기 왜 '길바닥 시'이어야 했는가? 길 위에서 살며 투쟁하는 동시대의 대다수 민중들의 삶에 다가가기 위한 몸부림의 표현이다. 1%에 맞선 99%의 삶은 자칫 유랑민 신세가 될 수 있다. 신자유주의, 한미FTA, 독재정권의 후과는 ..
2012.05.22 -
2012년 겨울 시인일기
2012년 겨울 시인일기 오랫만에 더운 물로 내 몸을 씻으니 한결 가뿐해졌다 잠바 바지까지 벼르다가 세탁하며 겨우내 바삐 돌아치던 일상을 잠시 내려 놨다 밀려오던 긴 피로감도 덜해서 살 것 같다 다시 시작하는 거야 나 자신에게 속으로 다짐하는 아직 추운 날들 봄날이 오면 묵..
2012.01.28 -
배낭 속에 깃든 추억의 세월
배낭 속에 깃든 추억의 세월 해묵은 짐을 정리하다가 방 한켠에 던져둔 오래 된 배낭을 손질해 여름날 내 어깨에 맞춤히 메어보니 쓸만해서 당분간 사용키로 하였네 10년 족히 됐을 에코로바 작업실을 비워 떠날 시간이 이제 가까웠어라 산도 타고 시집도 보급한 추억의 배낭이 좋아 한 편의 시로 남겨..
2010.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