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마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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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눈꽃은 피었는데
지리산에 눈꽃은 피었는데 붉은 단풍잎이 지고 흰옷으로 갈아입는 산 잠 못 드는 꽃넋들이 나에게 묻는다 전쟁은 끝났는가 못 다 이뤘던 염원은 고사목처럼 남아 이 산하에 사무쳤건만 평화의 길은 멀고 대결은 첨예하여라 무기팔아 먹고 사는 미국의 수상쩍은 행보들 유사시 대비책이란 전쟁하겠다는 것 핵폭풍이 일겠구나 어디 피할 곳도 없이 이 강산 곳곳이 아수라장이 되는 날이면 생존배낭 꾸린다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지리산에 핀 눈꽃들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내 사랑을 지키자는 타는 마음이어라
2023.11.15 -
겨울나무와 대화를 나누며
겨울나무와 대화를 나누며 겨울나무야 겨울나무야 잎도 꽃도 열매도 다 떨군 채 찬바람 속에 섰는가 신심을 다 바칠 조직도 당도 저 멀리 비껴가 버린 늙은 노동자 타는 마음 같아라 불가능한 꿈이 이루어지는 새봄이면 다시 푸르러질까 못다 불렀던 투사의 노래는 곳곳에서 울려퍼질까 ..
2018.01.30 -
희망이란 기다림이 빛날 때
희망이란 기다림이 빛날 때 12월 첫날 홀로 걷는 거리엔 성탄트리가 빈자의 등처럼 깜빡거리고 내 가슴엔 쟝발장이 빵조각을 훔쳐야 했던 그 심정이 사무쳐 오네 서울광장에서 촛불을 켠 사람들의 얼굴 쌍용차 밀양 길고 긴 투쟁의 나날 복직을 기다리다 목숨끊은 노동자 죽음이 어른거..
2013.12.01 -
금오산 푸른 벼랑길에 서서
금오산 푸른 벼랑길에 서서 오랫만에 산을 오르며 땀을 꽤 흘렸고 내 몸이 활기를 찾다 경주 남산은 어딜 가나 마애불 돌탑이 길손을 반겨 맞았다 멧새소리 푸른 잎들이 내 가슴에 안겨 함께 살자 말하는 듯 더불어숲이 된 산행길 저 바위에 새긴 타는 마음 무엇인가 나무 한 그루 돌 하나 소중한 불국..
2011.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