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11)
-
지리산에 차례상을 올리며
지리산에 차례상을 올리며 지리산 아흔아홉 구비 저 능선 저 골짜기 꽃도 십자가도 없이 찢겨진 이 산하에 잠들어 있을 꽃넋들이여 술 한잔 붓고 절 올리는 성묘길 억울한 죽음들 그 얼마나 많았던가 동학혁명부터 일제하 해방정국 한국전쟁 전후까지 격동의 현대사 피어린 산맥이었어라 떠도는 원혼들 눈 못 감은 전사들이여 해방구는 녹슬고 세월은 멀리 흘러도 그날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으리니 잊지 말 일이다 저 흰눈 쌓인 천왕봉에게 안부인사 전하며 차례상을 올리노라 반란의 산 지리산이여
2024.02.10 -
설 명절 제사상 장을 보면서
설 명절 제사상 장을 보면서 모든 물가가 다 올랐다지만 설날 제사상 차리려 탑마트에 들러 장보는 명자꽃 없는 살림에 명절만큼은 건너뛰지 않겠다는 심사지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은 간소한 제사라도 지내는가 어제는 상남성당 대부한테서 쌀과 묵주를 선물받았는데 이제 최고의 기도라는 미사 드리러 성당 나가봐야지 까치설은 장삿일 쉬고 전 부치고 생선 손질하는 시인의 집 밤은 깊어가건만 내 돌아갈 고향은 어디메인가 구산면 옥계 바닷가 마을엔 산소도 옛집도 없거늘 그냥 중성동 이 자리에서 차례 지내고 절 올려야겠구나 세월호 이태원 유족들은 노상에서 합동차례를 올린다지 불난 강남 구룡마을 주민들은 설도 못 쇨 지경이지 보복정치에 열올리는 정부 공안통치에 끓어오르는 분노 민생 민주주의 평화가 위태로운 3고시대 설 명절 장을..
2023.01.21 -
추석 명절 제사상 장보며
추석 명절 제사상 장보며 올 추석 제사상 차리려 탑마트에 들러 과일 생선 나물 고르는 명자꽃의 장보기 올해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상까지 함께 차리겠다니 차마 말리질 못하겠구나 성당에선 위령미사를 올리는 추석미사 코로나 끝나면 갈까 가을엔 나가야지 태풍에 떨어진 배 사과 팔아주기도 좋으련만 동행세일 행사기간이라 할인가격이라네 누구는 식당에서 간략히 제사를 지낸다는데 6가지 차례상 표준 대신 큰집살림 며느리인가 없는 살림에 건너뛰지는 못하고 또 카드 긋는구나 조상신을 잘 모셔야만 자식들이 잘된다는 그 마음이야 해당화시인도 알건마는 잃어버린 고향 흩어진 일가 친척들 찾을 길 없는데 저리도 애쓰는구나 명절이 더 서러운 이들 더불어삶이 아쉬워라
2022.09.07 -
없는 살림에 복은 쟁취하는 것
없는 살림에 복은 쟁취하는 것 까치설날 잠시 산에 갔다가 회원골 약수터 물받고 개구쟁이 길냥이 밥주고 시인의 집에 돌아오니 명자꽃은 그새 차례상 장보러 시장엘 다녀왔구나 올 설은 건너뛰자 했건만 못 말리는 제사상 음식 장만 없는 살림에 조상은 챙겨야 복을 받는다지 스마트폰을 켜니 설 인사 페북으로 메시지로 아무도 오지 말래도 마음만은 고향으로 훈훈한 설 잘 보내라고 안부전하네 오늘은 무거운 어깨도 쉬며 민족명절 설맞이를 해야 되겠건만 심란하여라 코로나 블루의 시대 "오늘도 밥값 하셨습니까?" 묻는 말 하나 떠올라 내 마음은 서글퍼져라 지금과 다른 세상을 위하여 민중들은 싸우고 있거늘 복은 쟁취하는 것 명절다운 명절 그려보자
2021.02.11 -
새벽길에 내가 만난 풍경들
새벽길에 내가 만난 풍경들 불종거리 너머 해뜨기 전에 동네 한바퀴 돌아보면 새벽을 여는 사람들 환경미화원노동자 일하고 손수레 끌며 박스 줍는 노인네 굽은 허리 보이고 어시장엔 노점을 펴고 불켜진 곳은 24시 편의점 알바는 밤새워 지키고 식당주인은 장보러 나가고 오동동엔 소녀상 홀로 겨울 찬바람 맞으며 섰고 3.15기념관 건물공사 건설노동자는 작업중이고 까치는 울며 날으고 길냥이는 골목길에 앉았고 비둘기는 먹이찾고 잔가지친 겨울나무들은 봄을 기다리며 섰어라 없는 살림들은 저마다 제수용품 물가 오른 설 차례상 차릴 걱정에 잠 못 이뤄 뒤척일까 소상공인은 대목장 경기가 영 말이 아니라 한숨짓는 설 명절 코앞 새벽길 생활의 하루가 시작되고 고달픈 얼굴들 어른거려라
2021.02.08 -
추석 달은 밝건만 마음은 무겁고..^^
올 추ㅡ 춰 ㅅ ㅜ 올 추석은 명자꽃과 함께 무학산 초입 산길에서 밤 8시경 고향바다를 향해 간단한 차례상을 차리고 절 올렸다 올 추석은 명자꽃과 함께 마산 양덕에서 차례를 지내고 옥계 고향바다는 못갔다. 대신 석전동 산복도로를 걸어 앵지밭골 옛 추억의 길을 답사하며, 무학산 초..
2016.09.16 -
올 추석 차례상은 이상없겠다
올 추석 차례상은 이상없겠다 어제만 해도 추석은 없다 맘 먹기로 하였다가 오늘은 웬걸 신한카드 한도 상향조정이 돼길래 맞춤서비스처럼 시인의 집에 잠시나마 숨통이 트여 용케 올 추석 차례상 장을 명자꽃과 함께 선선히 보았어라 마트 카트를 밀고가며 제수용 생선 앞에서 망설이..
2015.09.26 -
설 차례상 장보고 음식하는 명자꽃^^
오래 못 가 본 고향 옥계바닷가에도 올리고 부모님 전 차례상도 올리게 돼 사무친 회한이 덜하게 생겼다 설 명절 차례상을 명자꽃이 야무지게 챙겼다. 오래 못 가 본 고향 옥계바닷가에도 올리고 부모님 전 차례상도 올리게 돼 사무친 회한이 덜하게 생겼다. 나물, 생선, 고기, 과일, 한과,..
2015.02.18 -
세월은 가도 고향은 잊힐리야
세월은 가도 고향은 잊힐리야 나 언젠가 돌아가리라던 고향마을을 찾았건만 아는 이도 반겨줄 이도 없이 명자꽃 아내와 함께 옥계 푸른 바다를 향해 차례상 차려놓고 아버지 어머니 부르며 큰절을 올렸어라 옛 친척집도 선산도 사라져버린 작은 포구 참 오랫만에 추석이라 갔던 길 황톳..
2014.09.09 -
어시장 설 대목장만 같아라
어시장 설 대목장만 같아라 휴일 낮 마산 어시장은 설 대목장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정성껏 차례상에 올릴 생선 과일 한과 등 제수용품을 사느라 모처럼 활기가 돈다 5일장이 돌아온 것처럼 재래시장이 활짝 웃는 모습을 그렸다 요즘 시장도 양극화돼 영세상인 한숨일랑 ..
2012.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