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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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가 그친 어느 새벽에
장마비가 그친 어느 새벽에 무화과 열매가 달렸다 장마비는 그쳤고 오래 된 동네 고양이는 새끼를 낳아 기른다 그저께 뉴스를 봤더니 76년 3.1구국선언도 긴급조치 9호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대중 문익환 함석헌 작고하신 인사들 37년만에 활짝 웃다 재심은 계속되지만 올 여름이 내게는 ..
2013.07.06 -
우리를 분노케 하는 것들
우리를 분노케 하는 것들 낙동강 4대강 공사구간 처참하게 무너진 100년 넘은 왜관철교 어찌 이뿐이겠는가 미친 삽질에 노동자도 아름답던 강들도 사라져 가는 슬픈 땅 장마비 태풍에 속출할 자연의 재앙은 이미 시작됐거늘 막기에는 늦은 걸까 댐도 물막이도 강변도 준설토도 모조리 휩쓸고 가 버릴..
2011.06.26 -
그 꽃은 누구를 위해 피었나
그 꽃은 누구를 위해 피었나 온 산길에 비안개 서린 제2금강산 만수봉 능선을 지나다 만난 산나리꽃이여 바위 틈새 셋이 피었구나 간밤에 장마비 뿌렸어도 고운 멧새들과 도란도란 얘기나누며 산에 드는 길손을 합장하듯 반겨 맞는가 천주산 가는 숲속길에서 인연처럼 스치는 황톳빛 고운 꽃이여 산..
2010.06.28 -
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장마비 갠 새벽녘 텃밭에서 상추 고추를 둘러보며 모처럼 한숨돌리고 거니네 물기 머금은 질경이 지천인 언덕받이 작은 땅에서 자라난 야생초들을 보아라 용산현장은 아수라장이라지 사제도 유족도 짓밟히고 통곡소리 귓가에 쟁쟁한데 아무 일 없는 듯 쑥쑥 커올라 고..
2009.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