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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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한파를 어찌 넘을까
올겨울 한파를 어찌 넘을까 어젯밤에는 참 추웠지 골목길 상자텃밭 김장배추도 이불을 덮고 아기냥이 둘도 방 안에 들여 잤지 낡은 집이라 웃풍세고 홑이불 갖곤 한파를 못 피하겠더라 영하 7도 체감 영하 14도 두터운 잠바를 입어도 강추위에 떨리더라 거리엔 오가는 사람들 드물어진 상가들 집집마다 난방비 부담에 한숨부터 나오겠네 얼어붙은 노동의 대지 올겨울 가장 힘든 이웃들을 돌아보자 이상기후 북극한파 닥친 이곳도 별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네
2023.12.18 -
세 모녀의 죽음 막을 수 없었나
세 모녀의 죽음 막을 수 없었나 사람들이 속절없이 죽어간다 어제는 폭우로 오늘은 빚독촉 생활고에 시달려 하나뿐인 목숨이 사라져 간다 수원 세 모녀 죽음 뉴스 자막이 슬프게 흐른다 복지로도 사회복지사도 그 많은 자생단체도 한 가족의 삶을 놓쳐 버렸다 한집 건너 이웃들도 각자도생하느라 관심없다 함께 살자 더불어삶을 아무리 외쳐 봐도 공동체는 파괴되었거늘 어찌 잇따른 비극을 막을까 한 사람의 삶이 멈춘다는 것 우리는 책임이 없는가 잃어버린 공동체가 아쉬워 남몰래 가슴을 치며 영전에 꽃 한송이 바치노라
2022.08.23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추석 연휴 달은 밝건만 꿈에 본 고향으로 달려가지 못하는 사람들 코로나 탓에 생활고 탓에 콩가루 집안 탓에 철조망 탓에 성치 않은 몸 탓에 폐업사업장 탓에 무너진 장삿일 탓에 창살에 갇힌 탓에 올해도 돌아가지 못하는 사연인들 하 많으랴 한번쯤 돌아보고 싶은 아픈 마음들에게 평등추석 행복한 추석 보내시라는 귀향 인사가 낯설게 다가오는구나 제사상 차릴 돈도 명절 보너스도 손에 쥐지 못한 채 휘영청 뜬 달을 바라보는 내 이웃들에게 불평등 세상을 바꾸자고 안부전하네
2021.09.19 -
초승달이 슬퍼 보이는 이유
초승달이 슬퍼 보이는 이유 새벽에 돌아오며 만난 초승달은 왠지 슬프다 허물어지기 직전인 빈 집들엔 어느 누가 살다가 떠나갔길래 나무랑 텃밭이랑 덩그러니 그 자리에서 지키고 있는가 굳게 닫힌 문 밤고양이만 살금살금 찾아들까 오랜 동네사람들 재개발땜에 정든 집을 버리..
2012.02.17 -
삶의 의지마저 꺾지 말라
삶의 의지마저 꺾지 말라 그렇게 사는 것도 사는 것이다 서울역 노숙인들을 내쫓지 말아라 IMF가 터진 이후 동가숙 서가숙 하던 우리 이웃들을 챙겨주지 못했다 그나마 복지대책을 찾은 이들은 얼마나 되었는가 지원마저 없는 노숙인 그들은 과연 어찌 할 것인가 자활의지를 꺾는 정책은 문제 없는가 ..
2011.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