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이 슬퍼 보이는 이유

2012. 2. 17. 11:29시에게 말을 걸다/함께라면 좋겠네

 

 

 

초승달이 슬퍼 보이는 이유

 

 

새벽에 돌아오며

만난 초승달은

왠지 슬프다

허물어지기 직전인

빈 집들엔

어느 누가 살다가

떠나갔길래

나무랑 텃밭이랑

덩그러니 

그 자리에서 

지키고 있는가

굳게 닫힌 문

밤고양이만

살금살금 찾아들까

오랜 동네사람들

재개발땜에

정든 집을 버리고

어디로 갔나

지구별에서

방 한 칸도 없이

떠도는 이웃들

살 수 있으면

오죽 좋겠나마는

공동체는 깨어지고

뿔뿔이 흩어져

제 잇속만

챙기는 세태가

서글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