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하(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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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속에 남는 그 한 사람
심장 속에 남는 그 한 사람 그가 남긴 글귀를 읽으면서 시대의 스승이었던 한 사람의 삶을 묵상한다 그는 따뜻한 진보였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삶과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일이란 인생의 지혜를 깨우친다 쇠귀 신영복 선생 명저에 담긴 인생역정을 파란만장한 그때를 추억하며 되돌아보는 시간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 자신에게 물어보라 그가 부대껴 간 생의 흔적은 이 산하에 길이 빛나라
2023.04.21 -
흰눈쌓인 저 풍경 앞에서
흰눈쌓인 저 풍경 앞에서 이 산하에 쌓인 흰눈이여 못다 이뤘던 평등세상을 펼쳐논 오랜 민중의 꿈이런가 하얀 마음들이 점점이 아로새겨진 노동의 대지 애초에 땅이란 집이란 잠시 머물다 가는 모두의 소유가 아니던가 국가란 민이 주인되는 삶의 방식일 뿐 눈보라 뚫고 걸으며 해방세상 그날을 위하여 산화한 앞서간 이들 발자취 내 눈에 선하여라
2023.01.17 -
이 산하에 산국은 피었는데
이 산하에 산국은 피었는데 서릿발 맞으며 피는 꽃 지리산 숲속에서 만난 산국 통일의 꽃넋인 듯 애처롭게도 피었구나 갈라진 산천의 상처꽃들 통곡의 세월을 내게 일깨워 주는가 한국전쟁 이후 69년이 흘러 이제 핵에는 핵으로 강대 강 대결을 선언하는 북한의 화성-17 ICBM 발사장면을 보면서 죽음의 백조가 재출격하는 한반도의 살풍경이 자칫 핵 전쟁터가 될까 봐 불안한 시국이어라 혹독한 겨울은 시작되었는가 겨레의 운명이 걸린 위태로운 정세 앞에서 평화의 길은 멀기만 한가 이 산하에 산국은 피었는데 내 마음의 봄날은 언제 올지 기약없어라
2022.11.19 -
늦가을 비내리는 거리에서
늦가을 비내리는 거리에서 늦가을 긴 가뭄 끝에 비는 내리고 옛 마산형무소 자리엔 노란 은행잎들 세월처럼 쌓였구나 노동자대회에선 윤석열 퇴진 구호가 터져 나왔다지 쿠데타를 상기시키는 역사 후퇴 조짐들 교과서에서도 민주시민 교육을 뺀 통제가 시작됐지 권불십년 아니라 5년 그것도 1년 후면 항쟁은 더 무서울테지 탄핵촛불에 중고생이 합류하고 노동자 민중이 이대로 살 수 없다고 아우성치는 이 땅 저 길거리의 은행잎들이 떠날 때가 됐다고 소리치는 풍경이구나 가뭄 해갈하듯 이 산하를 적셔주는 함께 맞는 비여 내려라
2022.11.13 -
살사리꽃 피는 이 가을에
살사리꽃 피는 이 가을에 가을에는 살사리꽃 핀 저 들판으로 떠나가 보자 축제도 잠시 접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이 산하의 꽃넋들 못 잊을 얼굴들 내 가슴에 아로새기며 그리운 이름을 동지가처럼 외쳐 부르자 분단의 장벽은 더 높이 쌓여 가고 역사는 거꾸로 돌아가도 항쟁은 가열차거늘 민중이 부른다면 어찌 달려가지 않으랴 내 마음의 촛불 하나 꺼트리지 않고 불평등 세상을 갈아엎을 불가능한 꿈을 꾸자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2022.09.11 -
6월꽃
6월꽃 잊지 못할 6월항쟁 그날이 돌아오면 어깨걸고 싸운 민주의 함성들이 이 산하에 핀 야생초처럼 반가이 살아나건만 열사들의 염원은 이루어졌는가 학살자는 단죄되었는가 상처꽃들 아픔은 치유되었는가 다시 묻고 싶어라 청산 못한 독재가 우릴 조여오는 슬픔을 딛고 6월꽃은 변치 않을 사랑 못다 한 투쟁 그날을 부르노라
2022.06.09 -
DMZ 평화순례의 고생길
DMZ 평화순례의 고생길 철조망에 찢기운 이 산하 고생길을 걷는 사람들 폭염 속에서 발바닥이 부르터도 고성에서 양구 철원 임진각 강화 400Km DMZ까지 기어코 "벽을 문으로!" 평화대행진을 이어가는 소식이 가슴 뭉클해 휴가철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것보다 더욱 값진 시간 아니랴 내 맘 같아선 7.27에서 8.14까지 평화로 통일로 행진단 순례의 그 길에 함께 달려가고 싶건만 생활에 쫓겨 페이스북으로 지켜보고만 있구나 전농이 보내준 길양식 백배 힘이 솟고 타는 목마름의 땅에 서로를 일으키며 또다시 출발하는 깃발 폭우가 쏟아져도 아리랑고개를 넘고 산들강을 건너 끝내 가리라 DMZ까지
2021.08.01 -
4.3꽃
4.3꽃 피울음 쏟는 꽃 그날이면 내 가슴에 피는 꽃 억울한 죽음들 잠들지 못하는 영혼들이 울부짖는 이 산하에 찢기운 땅에서 못다 핀 통일의 꽃넋들 학살자는 과연 누구였던가 해원의 날은 아직도 멀어라 붉은 동백꽃 4.3꽃이 통곡하는 한
2021.04.04 -
뭘 했냐고 누가 내게 묻거든
뭘 했냐고 누가 내게 묻거든 무학산에 흰눈 쌓인 날 맺힌 빗방울 하나 괜스레 눈물 한방울 같아 편히 눈감지 못하고 살아서도 죽어서도 자식걱정 떠날 날 없던 어미의 한이 내 가슴에 사무치더라 "우리 아들 어찌 살꼬" "돈을 몰라서 큰일이다 장사를 할래도 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 한마디도 흘려들었던 해당화 시인은 끝내 복직되지 못했다 민중시를 무기로 사람사는 세상을 위하여 투쟁으로 보냈던 격동의 시절 지나고 지금 돌이켜 보느라면 거침없이 갔던 80년 해직교사의 민주화 한길이더라 나의 분신같은 시집들 생의 흔적으로 남아 후회없는 세월 뉘라서 알아줄까마는 어미의 눈물 한방울 잊을 수 없어 이 산하에 잠들지 못하는 꽃넋들이 애달프구나
2021.01.27 -
새해 아침에 띄우는 노래
새해 아침에 띄우는 노래 새해에는 새해의 태양이 저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이 산하에 희망찬 아침을 열어라 저마다 가슴 속에 품은 소망 하나 이루고 우리 겨레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개척해 나갈 흰소해 부강한 한반도의 내일을 위하여 힘을 모으라 고통받는 민중들의 삶 투쟁으로 헤쳐나갈 연대의 대오를 갖추라 새해 첫날에 누군가가 소원을 빌어주면 일년 내내 좋은 일만 생기기 마련일지니 함께 눈비 맞으며 가자
202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