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살림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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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소백산에 첫눈이 내린 입동 담쟁이도 겨울을 대비하건만 갈 곳 잃은 노숙자들 간밤엔 무사히 잤을까 사각지대 사람들 많아라 시인에게 불현듯 떠오르는 노숙농성의 추억들 가장 가슴아팠던 기억은 청와대 분수광장 앞 이경진 누님 단식농성장이다 밤새 함박눈은 쏟아지는데 이석기의원 석방 피켓을 이불삼아 덮고 자며 굴하지 않고 버티며 싸우던 그날의 아픈 풍경이어라 우리 서민들은 이맘때쯤 김장 준비하랴 바쁘고 자식들 옷 챙기련만 저 공안탄압에 희생양이 된 양심수들이 갇혀 있다 올겨울은 없는 살림들에게 겨울나기 참 힘겹겠다 자비와 사랑이 아쉬운 때여라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을 잊지 말 일이다
2023.11.08 -
코로나 이후 안녕들 하십니까
코로나 이후 안녕들 하십니까 고물가 시대 오래 가겠다 우크라이 전쟁 여파 에너지 식량 자원 모두 없는 살림들에 더 가혹하다 쌀 떨어져 라면 먹으며 불현듯 떠오른 걱정 하나 탐욕의 자연파괴 탄소배출 지구촌 재앙인 기후위기 이대로 놔두다간 먹거리마저 위태롭다는 거지 암유발 GMO식품들 매장 진열대에 오르고 적자농사에 몸부림치다가 제 먹을 양식만 짓는 농민들 생겨날 지경이다 우리농업 넘보는 수입개방 식량주권을 무너뜨리면 밥상도 점령당하겠지 코로나 재난 3년 지나고도 체감경기는 바닥이다 절망 속에서 분노를 키우는 불평등 세상을 바꿀 피플파워가 절실한 오늘 우리의 생존이 걸렸다
2023.03.26 -
흰눈쌓인 숲속길 풍경 앞에서
흰눈쌓인 숲속길 풍경 앞에서 흰눈쌓인 숲속길 걷고 싶은가 저마다 눈 사진 올리건만 폭설은 이상기후 재앙이 아닌가 생활전선을 덮친 한파에 하우스도 양식장도 농작물도 피해는 커져만 간다지 오돌오돌 추위에 떠는 사람들 없는 살림들은 고통이다 딸기 출하도 못해 애태우는 농민들 심정은 또 어떻고 눈길에 막혀 공치는 일용노동자들 생업도 그렇지 길거리 노점들은 장사못해 재료값 빚만 쌓여갈테지 호젓이 눈 풍경을 담고 싶지만 눈에 밟히는 아픈 소식들 흰눈 세상은 과연 아름다운가 농사도 절기와 맞질 않아 뭘 심을지 혼란스럽다는데 한가로이 눈구경이나 떠날까 전방은 병사들의 눈치우기 시장은 상인들의 길내기 도로는 제설작업이 한창이건만 폭설 한파 피해를 어찌하랴 지금보다 더 혹독한 겨울이 지구촌을 강타할 것이라는데 사람의 마을..
2022.12.28 -
내 마음의 봄은 아직 멀다
내 마음의 봄은 아직 멀다 민들레 피는 봄은 왔건만 보릿고개가 닥쳤구나 끝모를 코로나 재앙 앞에서 죄없이 죽어간 사람들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 보상이란 이루어졌는가 50만명 확진 정점을 찍는다는데 과연 그럴까 거리두기 조치에 자영업자는 파산지경 대선 이후에도 나아질까 없는 살림들은 생존조차 위태롭건만 불평등 세상을 바꾸자는 진보정치는 미약해 걱정이 앞서는 오늘이구나 모처럼 단비가 내려 동네텃밭에 감자를 심고 코로나 블루를 떨쳐 보지만 내 마음의 봄이 아니네 TV 땡뉴스는 아예 꺼버리고 한산한 밤거리 걸으며 동네한바퀴나 돌아볼까 오늘밤도 잠 못 이루겠구나
2022.03.15 -
더불어삶을 위하여
더불어삶을 위하여 겨울나기 힘든 것은 없는 살림들뿐 아니다 저 산중 길냥이도 도시의 길냥이도 얼어죽고 굶어죽고 아파 죽지 않기 위하여 몸부림을 친다 누군가 먹이를 줘야 공존할 수 있거늘 무심한 사람들 물 한컵도 인색하다 거리를 떠도는 이들도 급식소가 없다면 코로나시대를 어찌 넘기겠는가 복지가 살피지 못하는 사각지대 여전하다 오늘 또 홈리스가 오늘 또 길냥이가 우리 곁에서 사라져도 슬퍼할 마음 하나 공동체만큼 귀해졌다 살아 남거라 손길 내미는 이웃들 캣맘들 덕분에 함께 겨울을 난다
2022.01.22 -
새벽길에 내가 만난 풍경들
새벽길에 내가 만난 풍경들 불종거리 너머 해뜨기 전에 동네 한바퀴 돌아보면 새벽을 여는 사람들 환경미화원노동자 일하고 손수레 끌며 박스 줍는 노인네 굽은 허리 보이고 어시장엔 노점을 펴고 불켜진 곳은 24시 편의점 알바는 밤새워 지키고 식당주인은 장보러 나가고 오동동엔 소녀상 홀로 겨울 찬바람 맞으며 섰고 3.15기념관 건물공사 건설노동자는 작업중이고 까치는 울며 날으고 길냥이는 골목길에 앉았고 비둘기는 먹이찾고 잔가지친 겨울나무들은 봄을 기다리며 섰어라 없는 살림들은 저마다 제수용품 물가 오른 설 차례상 차릴 걱정에 잠 못 이뤄 뒤척일까 소상공인은 대목장 경기가 영 말이 아니라 한숨짓는 설 명절 코앞 새벽길 생활의 하루가 시작되고 고달픈 얼굴들 어른거려라
2021.02.08 -
기후재앙은 어디까지일까
기후재앙은 어디까지일까 회원골 산길을 오르다 언뜻 마주친 풍경 때이른 풋밤송이가 비바람에 떨어져 있구나 아직 추석은 먼데 기후위기가 몰고온 물폭탄 재앙을 채 수습하기도 전에 태풍 하나 닥쳐온다네 연일 수재 소식에 슬픔은 더해져 가건만 배추 한포기 6천원 상추 양파 다 오르고 코로나 경기에 밥상물가도 휘청거려라 없는 살림들 올 가을을 어찌 넘길까 걱정부터 앞서는구나 반갑잖은 풋밤송이 발걸음만 심란해지네
2020.08.09 -
불금에 오동동 밤거리 한바퀴
불금에 오동동 밤거리 한바퀴 장맛비 그치고 오랫만에 달 보네 마산에는 폭염경보 내리고 밤거리에 나온 사람들 한잔 술 마시며 얘기나누네 불금이건만 경기는 별로 준공영제 줄다리기 버스파업에 대체버스가 눈에 띄고 일방폐업 한국산연 희망퇴직 두산중공업 장기휴업 STX조선 소식은 지역경제를 어둡게 하네 코로나19에 긴 장마에 휴가철에 장사야 전을 안펼 수도 없네 낮과 밤이 뒤바뀐 명자꽃도 월말이라 쉴 수 없어 나왔네 예전같은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어려워진 요즈음 자영업도 하루를 나기가 힘겹다네 마스크를 쓴 소녀상 앞에서 버스킹 가수의 공연 김광석의 일어나 노래가 맨 가슴을 두드리는 여름밤에 없는 살림들 마음 헤아려 보네
2020.07.31 -
다시 칼바람 겨울이 온다
다시 칼바람 겨울이 온다 회색빛 겨울하늘이다 모과나무도 끝물 배롱나무는 빈 가지다 간밤 센 바람소리에 가을이 바삐 지나가고 있었다 마산 창동예술촌 골목길 안쪽 시인의 집 폐우물 속에 빠졌던 새끼야옹이 개구쟁이도 코를 훌쩍이는 추운 날이 시작됐다 길냥이도 시인도 시련의 계..
2019.11.28 -
냉이캐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냉이캐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찬거리가 떨어져서 아침에 배낭을 메고 나섰다 앵지밭골 둘레길에도 아직 늦겨울이라 텃밭가에 흔하던 냉이가 보이지 않길래 쑥만 캐고 내려오다가 시장에서 냉이 달래 조금씩 구해 왔다 바닷가에 살면 조개라도 캐 보련만 도시살이는 영 고달프다 들려..
2019.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