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성처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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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꽃은 누구의 가슴에 피는가
철쭉꽃은 누구의 가슴에 피는가 꽃샘바람 몹시도 부는 밤 소녀상에 철쭉꽃은 피었건만 돌아오지 못한 누이들 원통한 넋들을 어이하랴 붉은 댕기 목에 두르고 평화나비가 되어 훨훨 고향땅으로 날아갈까 빼앗긴 들에도 다시 봄은 왔다지만 강도 일제는 사죄않거늘 생존 할머니들 어찌 편..
2020.04.24 -
내 마음에 첫눈은 내리는가
내 마음에 첫눈은 내리는가 저 지리산 함양골짜기에 첫눈 내리던 날 숲속에 깔린 갈색잎들 아프더라 나에겐 최전방 초병을 서며 왠지 젊은날의 몸부림같이 뒹굴던 나뭇잎들이 안쓰러웠어라 잠든 꽃넋을 깨우듯 산죽을 뒤흔들며 휘날리던 눈보라는 오래 참고 참았을 아우성처럼 이 산하..
2015.11.30 -
벽소령에도 숨은 계곡 있더라
벽소령에도 숨은 계곡 있더라 푸른 산 넘고 마을을 지나 함양 쪽에서 찾아간 지리산 벽소령 계곡이여 시인에겐 첫사랑같은 포근한 품이었어라 앗차 길을 잘못 들어 가파른 산길을 헤치며 마주친 비경은 숨은 계곡이었더냐 경사져 미끄러운 큰 바위들 장관이었고 깊은 골 물소리가 사무..
2015.08.02 -
마산에 눈보라 치던 날
마산에 눈보라 치던 날 눈이 내리면 걷는다 마산의 거리에 몰아치는 눈보라 가슴에 사무쳤던 아우성처럼 쏟아지는 흰눈 꼭 다시 피어 오를 민주성지의 봉화를 보는 듯 한순간 설레였던 내 마음을 너만은 알리라 빈 손으로 살지라도 깊이 간직한 그리움은 탄다
201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