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소령에도 숨은 계곡 있더라

2015. 8. 2. 15:53제3부· 조금만 더

 

 

 

벽소령에도 숨은 계곡 있더라

 

 

푸른 산 넘고  마을을 지나

함양 쪽에서 찾아간

지리산 벽소령 계곡이여

시인에겐 첫사랑같은

포근한 품이었어라

앗차 길을 잘못 들어

가파른 산길을 헤치며

마주친 비경은

숨은 계곡이었더냐

경사져 미끄러운

큰 바위들 장관이었고

깊은 골 물소리가

사무친 아우성처럼

쏟아져 내리던 그곳에서

매미는 쉴새없이

이 강산을 울어예는가

그해 여름

남과 북 꽃넋들도

이제는 평화를 노래하는

야생화로 피었는가

휴가철 물놀이로 즐겨찾는

지리산 벽소령 계곡에

깃들여 있을

아픈 사연들을 떠올리며

능선에 솟는 달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