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몸(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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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슬프게 하는 풍경 하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풍경 하나 연일 폭염경보가 울리는 날 용광로 더위 속에 밭일하다 숨진 농민 소식에 마음도 우울해지는데 저녁 무렵 불종거리 도로변 상가 앞에 담요쓰고 자는 폐지줍는 저 할머니 저러다 온열질환 걸릴까 위태로운 휴식이어라 7말8초 휴가철을 맞으며 다들 계곡으로 바다로 피서를 떠난다건만 등굽은 할머니의 피서법은 늘상 끌던 손수레 옆에 놓고 점포 모서리에 누워 고단한 몸을 쉬는 것인가 어디 따로 쉼터가 있을 리도 만무하고 오고가는 사람들 눈길조차 주지 않는 도시의 그늘 마주친 삶의 풍경 하나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2023.07.30 -
둘만의 코로나 쉼터 그곳에는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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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산중 텃밭에 가고 싶은 날
때로 산중 텃밭에 가고 싶은 날 장맛비가 시작되던 아침녘 회원골 약수터에 가니 도라지아저씨가 보이데 산중 길냥이들 밥도 나눠주고 살구도 좀 사고 내친 김에 문씨가 일구는 서원곡 둘레길 윗쪽 텃밭에 명자꽃과 함께 올라가 상추랑 깻잎이랑 따 왔다 오랫만에 만져보는 흙 텃밭의 감..
2019.06.26 -
그늘진 삶에 햇살 한줌 그립다
그늘진 삶에 햇살 한줌 그립다 오늘 하루 안녕들 하신가 새벽녘에 일 마치고 김밥 한줄로 허기를 달래며 도시의 그늘을 남모르게 돌아보아라 구걸하던 노숙자 객사하고 한뎃잠 초상화 화가는 술취해 비틀거리고 보따리 할머니는 은행에서 지친 몸을 누이고 거액을 빚진 자영업자는 어느..
2019.05.21 -
시인의 오두막집에 비는 내리고
시인의 오두막집에 비는 내리고 오두막집 창 밖에 햇살이 연초록 나뭇잎을 흔드는가 싶더니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네 난 그만 천둥소리에 마루로 나와 소리치는 계곡물을 넌지시 바라보았어라 7월 장맛비에 목말랐던 대지는 이제 해갈이 되겠으려니 뭇 생명들도 살려나 단칸방에 ..
2017.07.02 -
시인의 거처 오두막집이면 어때
시인의 거처 오두막집이면 어때 내 고향의 산 무학산 자락 대나무숲 계곡 곁 낡은 오두막집에서 고단한 몸을 쉬어볼까 돌담벽 작은 암자들 품은 이곳 두척산 아래 추억의 무학농장 길가에 해당화 시인이 새 거처를 찾았는가 한뼘 땅도 없이 떠돌다가 기침은 콜록 피부는 물집 건강조차 ..
2017.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