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슬프게 하는 풍경 하나

2023. 7. 30. 20:57<가슴이 뛰면 온몸으로 부대끼자>

 

우리를 슬프게 하는 풍경 하나
 
 
연일 폭염경보가 울리는 날
용광로 더위 속에
밭일하다 숨진 농민 소식에
마음도 우울해지는데
 
저녁 무렵 불종거리 도로변
상가 앞에 담요쓰고 자는
폐지줍는 저 할머니
저러다 온열질환 걸릴까
위태로운 휴식이어라
 
7말8초 휴가철을 맞으며
다들 계곡으로 바다로
피서를 떠난다건만
등굽은 할머니의 피서법은
 
늘상 끌던 손수레 옆에 놓고
점포 모서리에 누워
고단한 몸을 쉬는 것인가
어디 따로 쉼터가
있을 리도 만무하고
 
오고가는 사람들 눈길조차
주지 않는 도시의 그늘
마주친 삶의 풍경 하나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