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밑에 선 봉선화가 지던 날에

2023. 7. 31. 23:01<가슴이 뛰면 온몸으로 부대끼자>

 

울 밑에 선 봉선화가 지던 날에
 
 
그렇게 푸르른 소녀들의 꿈은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14살이었던 김재림 할머니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공부도
시켜 준다길래 따라나섰던
1944년 전범 일제의 강제동원
근로정신대 과거사여
미쓰비시는 사죄 배상도 않는데
면죄부를 준 윤석열 정부
제3자 변제가 웬말이냐
 
모진 세월을 증언하고 싸웠건만
대법 확정판결을 못 본 채
전남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
93세 한 송이 봉선화가
붉은 눈물을 흘리며 떨어졌다
하나둘 떠나가는 생존자들
생전에 못다 푼 한을
우리가 풀어드려야 하였건만
깊은 회한과 분노가
산자들의 가슴을 치는가
 
손배소송에서 고법까지 승소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김재림 할머니 떠난 그 자리에
"73년을 기다렸다!
미쓰비시는 사죄하고
배상하라!" 사무친 외침이여
이 산천에 울려퍼져라
전범기업 단죄 꼭 이루리니
이제 무거운 짐 내려 놓으시고
평안히 쉬소서 절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