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사람이 있는 풍경만이(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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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산중텃밭 밤마실
비내리는 산중텃밭 밤마실 탈출하고 싶었던 유신시대 난 부산에서 전라도로 갑갑한 대도시를 떠났지 교사 초임 발령 시골마을 광양군 진상중학교 백운산 아래 밤별만 빛나고 인적 끊긴 숨죽인 동네 문학도의 방랑벽이었을까 낯설은 광주 무등산으로 무작정 버스를 타고 갔더랬지 정상 레이더기지 빨간 불이 왠지 분단의 아픔같았던 그해 밤마실이 아득하여라 오늘은 무학산 자락 명자꽃이 대파 심어 놓은 산중 뙈기텃밭으로 초여름 밤비를 맞으며 호젓이 밤마실 다녀왔건만 개구쟁이 길냥이는 어디로 갔는지 흔적없네 비가 내리는 밤이면 시내 중심가도 썰렁해 장삿일은 쉬는 것만 못하지 가문 대지를 적시는 단비같은 밤마실이 아쉬워 사람의 마을에 웃음꽃 피어나는 공동체가 그리워라
2022.06.15 -
배움중심 공동체를 돌아보며
배움중심 공동체를 돌아보며 배움의 길은 끝이 없어라 수업이 바뀌면 과연 학교가 바뀔까 교육이 바뀌면 과연 세상이 바뀔까 중학 국어 수업세미나에서 뉴스에서 진실 읽기 미디어 교육 인상깊구나 교과서를 거꾸로 읽고 가르치고 싶었던 내 젊은 날의 국어수업이 새삼 떠오르는 배움의 공동체가 부러워라 변하는 세태에 교단도 명퇴바람 분다는데 젊은 교사들 눈빛은 타고 서로 연대하고 배우는 공동체를 만드는 그 길을 함께 걸어가는 유초중고특수학교 수업현장 사례들을 발표하며 머리맞대는 교사들의 열정 미래교육의 길 아닐까 여전히 입시지옥인 우리교육의 오늘을 곱씹으며 참교육의 소중함 일깨워라
2022.06.13 -
6월꽃
6월꽃 잊지 못할 6월항쟁 그날이 돌아오면 어깨걸고 싸운 민주의 함성들이 이 산하에 핀 야생초처럼 반가이 살아나건만 열사들의 염원은 이루어졌는가 학살자는 단죄되었는가 상처꽃들 아픔은 치유되었는가 다시 묻고 싶어라 청산 못한 독재가 우릴 조여오는 슬픔을 딛고 6월꽃은 변치 않을 사랑 못다 한 투쟁 그날을 부르노라
2022.06.09 -
안전운임제는 국민명령이다
안전운임제는 국민명령이다 그들은 왜 물류를 멈췄는가 고유가 고물가 고이자 3고시대에 화물차를 몰아도 100만원 손에 쥔다면 노동자 살림 어찌 꾸릴까 길 위에서 다치지 않게 죽지 않게 도로 위 안전을 위하여 안전운임제 확대 요구를 내건 화물연대 총파업의 깃발은 당당하다 어찌 생각하세요 묻자 글쎄 법에 따라 운운하는 대책없는 정부 짓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하겠다던 공약도 저버린 몰상식한 처사 정말 열받게 만드는구나 국민의 안전이 달렸거늘 화물노동자의 권리를 이리 무시해도 되는가 생존권을 걸고서 싸우는 절박한 파업 앞에서 너무나 상식적인 호소를 정부 당국은 외면하지 말라
2022.06.08 -
나도 모르게 중독돼 버렸어
나도 모르게 중독돼 버렸어 중독사회 어디까지인가 담배업계 사기극 청문회라도 열어야 할 듯 마약 아니라는 업체들 만가지 유해물질 내뿜는 연기 속에 있고 폐암 사망자 많아도 그들은 재부를 누리지 집단발병한 연초 공장 마을의 비극 생생하건만 매연 속에서 살듯 담뱃잎도 필터도 위험컨만 우린 무시하고 있질 않나 하루에 한갑 두갑 세갑 점점 중독돼 가는 몸들을 어찌 살리랴 도심 길거리 흡연 과태료 꽁초투기 금지 청소년 판매금지 대책이란 효과가 있을까 니코틴의 유혹 앞에서 헤어나기 힘든 세월 나도 예외없거늘 이제라도 딱 끊어 볼까
2022.06.07 -
혁명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혁명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혁명도 다 있느냐 그대가 나였다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난초 서화를 접하고 나니 나락 한알 속의 우주 생명평화의 길 인간과 자연의 공존인 살림의 문명 생활 속의 먹거리운동인 한살림을 창시한 참뜻을 곰곰이 새겨보아라 혁명이란 게 보듬어 안는 정성으로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노력이란 그 한마디가 예사롭지 않구나 박정희가 죽고 외신과 인터뷰한 기사라지 지학순 주교와 함께 원주를 반독재 산실로 만든 우리시대 생명사상가 찾기가 귀한 세상 무슨 인연이 닿아서일까 잃어버린 공동체를 간절히 기원하며 떠나는 순례의 길만 같아라
2022.06.06 -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여름 주말이라 쉬고 싶은데 저녁이 있는 삶도 여행갈 엄두도 못내고 토요일 흙의 날을 맞는가 호미 챙겨 작은 텃밭이라도 일구면 좋으련만 꽃도 사람도 인연도 가꾸지 않으면 시들해지지 인생살이도 잠시 멈춤이 필요하다거늘 브레이크 없는 검찰공화국 어찌 두고볼 것인가 참 힘든 세월이 닥쳤구나 더 고단해질 노동일 보수양당 틈새에서 진보의 목소리는 어디에 산 들 바다로 떠나는 계절 물놀이장도 붐비건만 우린 거리로 간다 죽지 않고 살기 위하여
2022.06.04 -
모진 바람에도 다시 일어나는 꽃
모진 바람에도 다시 일어나는 꽃 절반이 왜 투표하지 않았나미친 대선바람 탓인가아침까지 가슴졸이며 지켜본6.1 지방선거 개표잔인한 계절의 시작이런가진보단일 후보도 민주당 후보도국짐당을 깨지 못했구나 제3당으로 등극한 진보당울산 동구 구청장 전남북 서울 경기 충북광주 울산 등지에서 도의원 시의원 당선됐건만우린 진보1번지 창원을지켜내지 못했어라과연 지방이 어찌 돌아갈지 긴밤을 지새웠던 깨시민들숱한 깨어 있는 강물조차장미 가지 사이로 내리는빗방울을 맞지 못했고돌 우에 핀 진보의 꽃들에게단비를 적셔주지 못했다허나 선거 결과 모진 바람에도 다시 일어나는 꽃이 되리니 일하는 사람들 땀과 눈물이노동의 대지에 스며들어아름다운 꽃과 튼실한 열매를맺을 대안정치 직접정치그날이 올 때까지대선 지방선거까지 긴 시간주민들께 드린 ..
2022.06.02 -
사람이 있는 풍경만이
사람이 있는 풍경만이 삶의 무게가 무거워 때로 넘어질 때 손 내밀어 주는 사랑이 아쉬워지는 날 사라진 사람냄새가 무척 그립더라 누군가 죽어간대도 눈감는 세상 억울한 하소연에 귀막는 사회 사람이 있는 풍경만이 공동선이어라 물컹한 울음과 화사한 웃음이 방방곡곡에 어우러져 오늘도 그 사랑을 말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희망이어라
2022.05.31 -
수변공원 도시의 품격인가
수변공원 도시의 품격인가 마산 어시장 바닷길 따라 서항부두 수변공원까지 죽 걸어가느라니 해양신도시 주변 경관이 참 많이 달라졌어라 김주열 열사 인양지를 거쳐 시민들이 걷고 쉬는 옛 국화축제장 매립지 무학산 임항선길 마산만으로 이어지는 관광코스 되련가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자리 슬펐던 악몽을 떠올리며 한바퀴 둘러보는 내 심사여 무대에선 새물맞이굿 행사가 신명나게 펼쳐지는구나 애초 반대했던 매립지 자리에 해양신도시 완공되면 과연 명품도시 가능할까 수변공원은 도시의 품격일까 푸른 바다 새물은 돌아올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걷다가 니콘 카메라로 풍경사진 여러 컷 담아 두었지만 여기저기 재개발로 무학산도 돝섬도 가려져 서운하더라
2022.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