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신작시(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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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기의 깃발로 살아오는 얼굴
수백기의 깃발로 살아오는 얼굴 오늘은 그를 기리는 날이다 노동악법을 불사르며 피맺힌 외침 남긴 채 쓰러져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 세월은 흘러도 끝끝내 살아 수만 노동자의 대열 속에 언제나 함께 서서 행진하는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있는가 그날 평화시장 그 자리에 새긴 노동자의 사랑 노..
2006.11.13 -
저녁무렵 마산역 광장에서
저녁무렵 마산역 광장에서 입동 지나 역광장엘 가니 단풍잎 붉게 타오르데 고운 님 보내는 아픔인 양 깊은 산엔 첫눈이 왔다지 두터운 옷을 꺼내입고 겨울 채비를 서두르는데 계절이 바뀌어도 떠도는 삶들 그 얼마나 많은지 일할 권리마저 빼앗긴 채 기차는 쉼없이 오가건만 이대로는 못 돌아가는 슬..
2006.11.09 -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 새벽 다섯시 골목길을 나서며 샛별처럼 살다 간 사람들을 나직이 불러본다네 시련을 이기고 한길로 가며 제 몫을 해낸 사람들 셀 수 없이 많지 않은가 심지 하나 올곧게 다지며 불꽃으로 활활 타올라 온누리를 밝힌 이들 누구랴 한송이 들꽃으로 이 산하에 피었다 져도 그 향기 ..
200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