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기의 깃발로 살아오는 얼굴

2006. 11. 13. 03:12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신작시

 

 

 

 

 

 

수백기의 깃발로 살아오는 얼굴

 

 

오늘은 그를 기리는 날이다

노동악법을 불사르며

피맺힌 외침 남긴 채 쓰러져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

 

세월은 흘러도 끝끝내 살아

수만 노동자의 대열 속에

언제나 함께 서서 행진하는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있는가

 

그날 평화시장 그 자리에 새긴

노동자의 사랑 노동자의 분노

못 다한 젊은 벗의 투쟁이여

어머니의 눈물은 마르지 않네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던

마지막 절규를 가슴에 안고

다시 총파업의 길로 내달리는

오늘은 그를 기리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