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속에도 너는 피고

2005. 3. 24. 10:03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문예의 바다

 

 

비바람 속에도 너는 피고

 

 

 

꽃시샘 눈비 내리는 아침에

언덕길에서 만난 쑥이여

허리굽혀 바라보는 내 마음

 

자그만 생명 모질게 솟아나

오가는 이들 발길 붙잡는

오래디 오랜 민중의 벗이여

 

쑥향을 맡으며 손에 잡아본

여린 새잎들 가난한 이웃

쓰라린 가슴일랑 달래주는가

 

배고픈 날 찔레꽃 따먹었던

슬픈 옛 노래가 떠오르는

초록빛깔 쑥에 어린 얘기여

 

산에 들에 이맘때면 보이는

소중한 약초를 어루만지며

쑥국새 우는 산천 돌아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