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꽃을 보면 그때가 생각나

2025. 4. 4. 14:30<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

저 꽃을 보면 그때가 생각나

중성동 텃밭가를 지나다
노란 배추꽃을 보았네
우리네 서민들의 얼굴처럼
삶의 흔적이 배인 꽃

주말에 봄비는 내리고
벚꽃잎은 떨어져
거리를 물들이는데
우산쓰고 거니는
내 발길은
옛 추억을 부르는가

저 격동의 80년대 초반
무크지 <마산문화> 잡지에
배추꽃 희망과 힘
시로 등단했더랬지

세월은 흘러 14번째
시집까지 펴낸
해당화 시인이 됐다지만
노동자 서민의 삶은
더 팍팍해졌고
아우성은 끝없어라

억울한 죽음들 계속되는
슬프디 슬픈 땅에
끈질기게 뿌리내린 꽃
가녀린 희망이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