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이 빛나지 않아도

2025. 3. 31. 15:58<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

이 길이 빛나지 않아도

버스를 타고 지나다가
문득 돌아보았네
지금도 문 밖에 서서
교실 밖 교실을
성당 밖 신앙을
찾아가는 아웃사이더
문학 밖의 문학을
사랑한 해당화 시인
저만치 떨어져
길 위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곤 놀래워라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거리로 나서라는
소리가 쟁쟁한 시대
울퉁불퉁한 삶을
일궈온 지난 세월이
되살아오는 시간
이 길이 빛나지 않아도
더불어 한길을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