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

2024. 10. 1. 23:32<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

 

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
 
 
저 살사리꽃 하나에 눈맞출
감각이 무뎌져 간다
우리는 어디에 갇혀 지내는가
가끔 하늘을 올려다 볼
그 마음마저 각박해졌는가
 
하늘이 빛깔을 잃고 있고
산들강이 빛깔을 잃고 있고
오랜 삶의 터전 바다가
제 빛깔을 잃고 있다
나무가 처참히 고사해 간다
 
개발에 환장한 기후악당들
거짓과 폭력에 맞서서 진실을
목이 터져라 외치며
저항하는 눈빛들이 있어
그나마 세상은 버틴다
 
노동의 대지를 할퀴고 지나간
폭염 폭우를 이기고
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
저리도 맑고 곱게 핀
살사리꽃이 신비로워라
 
이제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괴물인간의 작품들
대자연의 역습 앞에서
아픔을 보듬는 생명평화결사
나는 그들의 편에 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