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차례상을 올리며
2024. 2. 10. 18:45ㆍ<산다는 것 정말 많이 춥네요>
지리산에 차례상을 올리며
지리산 아흔아홉 구비
저 능선 저 골짜기
꽃도 십자가도 없이
찢겨진 이 산하에
잠들어 있을 꽃넋들이여
술 한잔 붓고
절 올리는 성묘길
억울한 죽음들
그 얼마나 많았던가
동학혁명부터
일제하 해방정국
한국전쟁 전후까지
격동의 현대사
피어린 산맥이었어라
떠도는 원혼들
눈 못 감은 전사들이여
해방구는 녹슬고
세월은 멀리 흘러도
그날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으리니
잊지 말 일이다
저 흰눈 쌓인 천왕봉에게
안부인사 전하며
차례상을 올리노라
반란의 산 지리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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