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밭 가에서 무엇을 노래할까
2021. 3. 5. 21:22ㆍ지금은 여기에
파밭 가에서 무엇을 노래할까
김수영 시인은 파밭 가에서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라고 세번 되풀이하며
노동의 대지를 뚫고 나온
묵은 사랑을 벗겨내고
새 사랑을 맞는 힘
푸른 새싹을 노래했더랬지
해당화 시인은 파밭 가에서
동네텃밭 가꾼 명자꽃
쪽파를 무쳐 밥상 위에
쑥국과 함께 반찬해서 먹으니
어쩐지 힘이 솟더라고
길러먹는 남새를 노래하네
도시농사란 게 실감나데
생산비 못 건진다는
고향산천 우리 농사꾼들
심정을 헤아려보기도
농민없는 농정의 세월을
떨쳐버리고 바꾸자고
농토 위에 진보의 깃발을 꽂고
아스팔트농사를 지은 지
몇몇 해가 흘렀던가
농민수당도 재난지원금도
여전히 사각지대 아닌가
낡은 것을 잃고 새것을 얻는
파밭 가의 시상이
내게도 예사롭지 않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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