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삶에 햇살 한줌 그립다

2019. 5. 21. 09:5613부· 그늘진 삶에 햇살 한줌




그늘진 삶에 햇살 한줌 그립다



오늘 하루 안녕들 하신가

새벽녘에 일 마치고

김밥 한줄로 허기를 달래며

도시의 그늘을

남모르게 돌아보아라

구걸하던 노숙자 객사하고

한뎃잠 초상화 화가는

술취해 비틀거리고

보따리 할머니는 은행에서

지친 몸을 누이고

거액을 빚진 자영업자는

어느날 야반도주하고

중심상가 창동 오동동에도

빈 점포들 적지 않아라

명자꽃도 고단한 몸으로

길거리 장사를

억척스레 이어가건만

복지 사각지대 사람들을

뉘라서 보듬어 줄 것인가

시인의 집도 파산할까

걱정이지만 재기의 길이란

쉽사리 보이질 않아라

아직 내 마음은 팔팔한데

기초연금 통지서가

날아 들어와 씁쓸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