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은 왜일까

2018. 7. 4. 04:358부· 작은 것에도 눈길을






잠 못 이루는 밤은 왜일까


`

태풍이 빠져나간 뒤

후덥지근한 밤

모기 등살에 잠이 깨어

창동 한바퀴하며

바람 쏘이고

명자꽃과 들어왔다


그래도 잠 못 이루는

내겐 못 다한

날들이 아쉬워서

다시 일어나 앉았다

이런저런 생각에

시인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다


찾아뵙지 못한 빈소

나비처럼 날고 싶었던

통영 할머니

해고는 살인이다던

쌍용차 노동자

홀대받은 독립군 가족

장준하선생 부인


또 아시아나항공

갑질에 압박받았다는 

기내식 업체 사장

요 며칠새

억울한 죽음들 앞에서

감당하지 못한

내 맘에 걸려서다


태풍에 가슴졸이고

장삿일 결제 걱정할 때

뭔가 활로를 찾는

노력이 급선무이건만

시를 쓰다 보면

한결 걸음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