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텃밭만큼이라도 비워 두자

2017. 6. 29. 19:263부· 희망 속에 또다시 필




저 텃밭만큼이라도 비워 두자



비워 두어라 마음 속 한켠

텃밭을 가꿀 자리

사색에 젖어

호젓이 산길을 가며

더불어숲이 되어

원시의 자연에 빠져드는

오두막집 뙈기밭에서

호미로 일구는

자투리시간이 소중하여라


노동의 하룻일이 바빠도

대지에 흙손 묻히며

땅과 대화나누고

생명을 키우자

오늘도 멧새는 울고

나뭇잎은 날려라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새삼 돌이켜 보는

시인에게도 쉴 틈을 주거라


명자꽃과 함께 알콩달콩

상추 치커리 심을

손바닥만한 여유라도

간직하고 살며

언젠가 찾아올 좋은 세상을

손꼽아 기다리리니

고달픈 나날 속에

희망같은 단비가 쏟아질

내일을 보며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