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거처 오두막집이면 어때

2017. 5. 17. 21:023부· 희망 속에 또다시 필




시인의 거처 오두막집이면 어때



내 고향의 산 무학산 자락

대나무숲 계곡 곁

낡은 오두막집에서

고단한 몸을 쉬어볼까

돌담벽 작은 암자들 품은

이곳 두척산 아래

추억의 무학농장 길가에

해당화 시인이

새 거처를 찾았는가


한뼘 땅도 없이 떠돌다가

기침은 콜록

피부는 물집

건강조차 위태로워라

슬레트지붕은 허물어지고

흙벽은 터지고

길냥이들 드나들지만

집사람과 함께

폐가를 고쳐 쓰면

몸 부빌수야 있겠거늘


먼훗날 우리 고장 마산의

민중시인 유동렬 선생

발자취라도 될까

너무나도 일찍 해직됐기에

참교육의 흔적일랑

80년 오월 그날 빛고을

금남로 충장로에

묻어버렸어야 했거니


오늘따라 함성소리 새로운

항쟁의 달 오월에

배낭 메고 카메라 든

산행길 차림새로

모처럼 솔바람 쐬고

약수물 마시며

오래 된 오두막집에서

명자꽃과 함께

노동의 하루를 일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