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도 야생초는 피었을까

2017. 5. 7. 20:343부· 희망 속에 또다시 필




그곳에도 야생초는 피었을까



그해 남한산성에 갇혔을 때

거긴 꽃도 없더라

유신말기 긴급조치 9호

징역 2년살이

분단의 아픔을 절절히

내 가슴에 새긴

젊은 문학도 그 시절

서정적인 꽃보다

시대의 진실을 보고팠네

세월은 흘러

석전동 삼호천변에 핀

저 유채꽃을 보며

곱다고 말을 건네지

산에들에 야생화

사진을 찍던 어젯날처럼

여유가 없을지라도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들꽃들이 민초구나

한데 어울려

더불어숲을 이룬

민중들의 풀꽃이어라

지금은 그곳에도

철조망 산하에 갇혀 버린

애달픈 청춘들의

못다 이룬 사랑같은

야생초가 피어날까

내 마음 띄워 보내노라